부산 중영도·부산진갑·해운대갑, 강남갑 치열…野김종민·이원욱 지역도 북새통
검사 출신 8명, 지난 총선보다 적어…대통령실 출신은 文 청와대 출신과 비슷

국민의힘의 21대 총선 지역구 후보 공천 신청자들이 '주인없는 텃밭'에 대거 몰린 것으로 5일 분석됐다.

불출마, 험지 출마, 지역구 이동이 연쇄적으로 일어난 부산 지역이 대표적이다.

탈당한 무소속 황보승희 의원이 불출마한 중·영도에선 김무성 전 대표와 박성근 전 국무총리 비서실장, 조승환 전 해양수산부 장관, 최영훈 전 동아일보 편집국장 등 6명이 공천 경쟁을 벌이게 됐다.

하태경 의원이 자리를 비운 해운대갑은 윤석열 대통령의 측근으로 꼽히는 주진우 전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을 비롯한 4명이 경쟁한다.

해운대갑을 노리던 박성훈 전 해수부 차관은 부산 부산진갑으로 신청했다.

이 지역 5선 현역인 서병수 의원이 부산 북·강서갑으로 지역구를 바꿔 출마하는 쪽으로 당 지도부와 논의하면서 역시 '빈집'이 될 가능성이 큰 곳이다.

하 의원이 옮겨간 서울 중·성동을 역시 직전 당협위원장인 지상욱 전 의원이 불출마한 곳이다.

여기에는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과 이혜훈 전 의원도 도전장을 냈다.

태영호 의원이 구로을로 옮기면서 현역 의원이 사라진 서울 강납갑에도 김예령 당 대변인을 비롯한 6명이 공천을 신청했다.

경북 안동·예천은 현역이면서 비대위원장 비서실장인 김형동 의원이 재선에 도전하지만, 예천이 떨어져 나가 인접한 곳과 붙는 지역구 조정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8명의 출마자가 몰렸다.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초선 의원 지역, 그리고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의 강세 지역이지만 야권 후보의 분열 가능성을 노린 '어부지리'형도 눈에 띈다.

강명구 전 국정기획비서관과 허성우 전 국민제안비서관 등 대통령실 출신 비서관 2명이 몰린 경북 구미을은 초선인 김영식 의원의 지역구다.

이 밖에도 대구 중·남(8명)과 동을(7명), 경북 포항남·울릉, 경남 진해을(각 9명)과 사천·남해·하동(8명) 등 현역이 초선이거나 당내 비주류로 분류되는 의원 지역구에서 특히 경쟁률이 높다.

장동혁 사무총장은 5일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의 '양지 쏠림' 현상에 대한 지적에 "경쟁력 있는 분들이 당을 위해서 우리에게는 좀 어려운 지역이나 이른바 험지에 출마해주면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공천을 본인 의사와 무관하게 강제로 배분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수도권·중원 등지에서는 야권과의 경쟁 구도도 공천 신청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충남 논산·계룡·금산에는 포함해 10명이 몰렸다.

6선을 지낸 '올드보이' 이인제 전 의원까지 나섰다.

이 지역 현역은 민주당을 탈당한 김종민 새로운미래 공동대표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을 탈당한 이원욱 의원의 지역구인 경기 화성을에도 공천 신청자가 6명에 달한다.

민주당 김경수 전 의원이 출마할 수 없게 된 경남 김해을에는 9명의 신청자가 몰렸다.

한편, 이번 공천 신청자 중 검사 출신은 총 8명으로, 지난 21대 총선(13명) 때보다 적었다.

대통령실 출신 공천 신청자는 총 37명으로 집계됐다.

21대 총선 당시 여당이었던 민주당 지역구 공천을 신청한 문재인 정부 청와대 출신 인사(34명) 규모를 약간 웃돌았다.

텃밭 '빈집' 몰린 與 공천신청자들…야권분열 '어부지리'도 노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