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문제 등 한러 현안 협의

한러 양국이 공개 설전으로 외교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안드레이 루덴코 러시아 외무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이 지난 2일 방한해 외교부 고위급 인사들과 면담했다.

루덴코 차관은 이날 김홍균 1차관을 예방하고, 정병원 차관보와 만나 양국간 현안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정세에 대해 협의했다고 외교부가 4일 전했다.

우리 측은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측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했으며, 러시아 내 우리 국민과 기업의 정당한 권익이 침해되지 않도록 러측의 협조를 당부했다고 외교부는 설명했다.

루덴코 차관은 같은 날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도 가졌다.

김 본부장은 한러 북핵수석대표 협의에서 한반도와 유럽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러 군사협력에 대한 우리 정부의 엄중한 입장을 전달하고 러시아가 이를 즉각 중단하는 등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상 의무를 철저히 준수할 것을 촉구했다.

루덴코 차관 방한은 북한의 '핵 선제 사용 법제화'를 비판한 윤석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이 "편향적"이라고 비난한 사실이 러시아 언론 보도로 알려진 당일 이뤄져 주목된다.

앞서 러시아 외무부 마리야 자하로바 대변인은 1일(현지시각) 논평에서 "DPRK(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가 '선제적 핵 공격'을 법제화한 세계 유일한 국가라고 주장하는 윤석열 한국 대통령의 발언은 노골적으로 편향됐다"고 주장했다고 러시아 타스 통신이 보도했다.

이에 외교부는 3일 오후 게오르기 지노비예프 주한 러시아 대사를 외교부 청사로 불러 러시아 외교부 대변인의 언급에 대해 엄중히 항의했다.

정병원 차관보는 러시아 측에 "진실을 외면한 채 무조건으로 북한을 감싸면서 일국 정상의 발언을 심히 무례한 언어로 비난한 것은 매우 유감스럽다"며 이는 한러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뿐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