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1월 29일 오후 4시 14분

상장일 ‘따따블’(공모가 대비 네 배 상승)에 성공한 우진엔텍과 현대힘스가 나란히 하한가를 맞았다. 상장 첫날 새내기 종목의 주가 상승폭이 300%였다가 다음날부터 일반 종목과 같은 30%로 바뀌면서 투자자가 썰물처럼 빠져나간 영향이다. 공모주 열풍이 거세지며 주가가 롤러코스터 장세를 타고 있는 만큼 투자 시 주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박 공모주의 '삼일천하'…따따블 찍고 하한가 직행

상장 이틀째 하한가로

29일 우진엔텍은 전 거래일 대비 30% 하락한 2만1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우진엔텍은 지난 24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한 새내기주다. 상장 첫날 공모가(5300원) 대비 300% 오른 2만12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올해 첫 따따블을 기록했다. 증시가 전반적으로 부진한 가운데 높은 수익을 노리는 투자금이 공모주 시장으로 몰린 결과다. 우진엔텍은 상장 첫날을 포함해 3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26일 3만1000원까지 상승했다가 이날 하한가로 고꾸라졌다.

올해 두 번째 따따블을 기록한 현대힘스도 이날 하한가까지 밀려 2만450원에 장을 마감했다. 26일 공모가 73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해 상장 첫날 2만9200원까지 상승했지만 하루 만에 급락했다.

25일 상장한 HB인베스트먼트도 이날 24.1% 하락한 42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장 첫날 주가가 97.1% 상승했지만 다음날 17.5% 하락한 데 이어 2영업일 연속 하락세다. 작년 12월 첫 따따블을 기록한 케이엔에스는 상장 첫날 공모가(2만3000원) 대비 네 배 오른 9만2000원에 장을 마쳤지만, 이날 절반도 되지 않는 3만87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최고가였던 12만3700원과 비교하면 64.4% 하락했다. LS머트리얼즈(-42.6%), DS단석(-53.3%) 등의 주가 역시 고점 대비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

“결국 제자리”…빨라진 익절매

증권가에선 새내기 종목의 주가가 펀더멘털과 무관하게 수급에 좌우되면서 급등락세를 보인 것으로 분석한다. 기관투자가의 수요예측을 통해 결정되는 공모가가 가격 결정 능력을 잃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올해 기업공개(IPO) 수요예측에 나선 6개 기업은 기관 자금이 몰리며 모두 희망가격 상단을 넘어 공모가를 결정했다. 그럼에도 상장 직후 추매에 나서는 투자자가 몰리면서 주가를 밀어 올렸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기업이 제시한 가격보다 비정상적으로 주가가 올랐기 때문에 상장 기대가 사라지면 주가가 추락할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따따블을 기록했던 종목들이 제자리를 찾아가는 모습을 본 투자자들이 학습효과에 따라 앞선 사례보다 좀 더 빠르게 익절매에 나서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따따블 종목이 쏟아지면서 과열됐던 공모주 시장이 점차 진정 국면에 들어설 것으로 전망한다. 이날 신규 상장한 포스뱅크는 장 초반 공모가(1만8000원) 대비 212.7%까지 상승했다가 오후 들어 상승 폭이 줄어들면서 29.7% 오른 2만3350원에 거래를 마쳤다. 올해 상장한 새내기 종목 네 개 중 상장 첫날 가장 낮은 상승 폭이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공모주에 대한 관심이 과도하게 높아지면 한정된 공모주 수량으로 인해 결국 과열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