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니멀리즘 거장' 조각가 칼 안드레, 향년 88세로 별세
1960년대 현대 미술의 주류로 부각한 미니멀리즘의 거장 칼 안드레가 별세했다.

향년 88세.
뉴욕타임스(NYT)는 24일(현지시간) 안드레가 이날 맨해튼의 호스피스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했다.

안드레는 잭슨 폴락과 마크 로스코 등 감상자를 압도하는 추상표현주의가 대세였던 1950년대 이후 미국의 미술계의 흐름을 바꾼 조각가다.

그는 거대한 캔버스나 페인트 대신 공업용 소재에 주목했다.

벽돌과 목재, 동판 등을 규칙적인 형태로 미술관 바닥에 늘어놓은 뒤 감상자들이 공간과 재료를 느낄 수 있도록 유도했다.

다만 그는 비슷한 시기에 태동한 개념미술과는 선을 그었다.

바닥에 늘어놓은 재료에 '예술가의 구상'이나 '개념'을 개입시키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생전 인터뷰에서 "바닥에 깔린 동판 밑에 아무런 개념도 숨어있지 않다.

단순한 동판일 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단순함 때문에 그의 작품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1970년대 영국 테이트갤러리는 벽돌 120장을 바닥에 쌓아놓은 안드레의 작품 '등가 8(Equivalent VIII)'을 구입한 뒤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다.

공업용 벽돌을 구입하는데 거액을 낭비했다는 이유에서였다.

'미니멀리즘 거장' 조각가 칼 안드레, 향년 88세로 별세
1935년 미국 매사추세츠주(州)에서 태어난 안드레는 대학에서 시(詩)를 공부했지만, 20대 후반 영국의 고대 유적 스톤헨지를 방문한 것을 계기로 조각에 관심을 갖게 됐다.

군 제대 후 뉴욕에 정착한 그는 생계를 위해 뉴저지의 철도회사에서 차장으로 근무했다.

열차에서 바라본 평평한 대지와 철도 레일은 향후 그의 작품세계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85년 당시 부인이었던 여성작가 애나 멘디에타를 자택인 맨해튼의 아파트에서 살해한 혐의로 기소됐지만 무죄 평결을 받았다.

추락사한 부인 멘디에타는 자살로 처리됐다.

이후 미술계에서는 안드레에 대해 '미술계의 OJ 심슨' 등 부정적인 평가가 따라다녔고, 그도 공개적인 활동을 줄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