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2∼4일 대학로예술극장…"성 경계 허물어진 시대 반영한 창작"
김준수·유태평양 스타 소리꾼들 뭉쳤다…남성창극 '살로메'
오스카 와일드의 희곡 '살로메'가 김준수, 유태평양 등 스타 소리꾼들이 총출동한 남성 창극으로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는 '2023 공연예술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선정작인 남성창극 '살로메'를 다음 달 2일부터 4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공연한다고 22일 밝혔다.

작품은 세례자 요한을 사랑한 공주 살로메와 이를 둘러싼 헤로데 왕가의 뒤틀린 욕망을 그려낸다.

극본을 맡은 고선웅이 원작을 극단적인 결말로 재탄생시켰다.

공연에는 '판소리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준수를 비롯해 윤제원, 유태평양, 김수인, 정보권, 서의철, 이정원 등 창극 발전을 이끌어 온 소리꾼들이 출연한다.

이들은 원작의 여성 캐릭터인 공주, 왕비 등도 연기한다.

주인공 살로메는 김준수, 윤제원이 더블캐스팅 됐다.

이 작품을 통해 창극 연출가로 데뷔하는 김시화는 모든 인물을 남성 배우로 구성한 데 대해 "예술적인 측면에서 성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다양한 취향이 존재하는 요즘 시대에 할 수 있는 시도"라며 "전통 공연에서 이런 시도는 창작의 가능성을 높이고 콘텐츠의 대중화를 실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랑스어로 쓰인 원작 '살로메'가 창극으로 재탄생하며 선보일 매력에도 기대가 모인다.

작창가 정은혜가 극본을 바탕으로 소리를 만들었다.

정은혜는 "익숙한 창법을 조금 내려놓고 '대사에서 시작된 소리'라는 전제를 두고 작업을 했다"며 "치밀한 대사와 밀도 있고 힘 있는 어조에 선율을 얹어 극적인 상황과 인물의 정서를 표출하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음악에는 아쟁, 첼로, 전자기타, 태평소, 피리, 생황, 피아노, 타악기가 사용됐다.

비슷한 비율로 구성된 전통악기와 서양악기는 서로 조화를 이루기도 하고, 때로는 불협적인 사운드로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낸다.

작곡은 김현섭, 음악감독은 국립극장 여우락 예술감독이자 서울예대 교수인 이아람이 맡았다.

이 밖에 안무에는 뮤지컬계 스타 안무가 신선호가, 의상에는 세계적인 명성의 패션 디자이너 이상봉이 참여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