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이 이란의 공격을 받은 지 이틀 만인 18일 보복 공습에 나섰다. 핵보유국인 파키스탄이 핵무기 개발을 추진하는 이란과 공격을 주고받으면서 확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파키스탄, 이란에 보복 공습…중동 유혈충돌로 번지나
파키스탄 외교부는 이날 성명을 내고 “오전에 이란 남동부 시스탄-발루치스탄주의 테러리스트 은신처를 전투기로 정밀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란이 지난 16일 파키스탄 발루치스탄주에 있는 이란 수니파 분리주의 무장조직 ‘자이시 알아들’의 근거지를 미사일로 공격한 데 대한 보복이다. 자이시 알아들은 2012년 설립됐고 주로 국경 지대에서 활동한다. 당시 파키스탄은 “이란의 공격으로 어린이 두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쳤다”며 “주권 침해 행위를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냈다.

파키스탄은 “이란의 주권과 영토 통합을 전적으로 존중한다”면서도 “오늘 행동(공습)의 유일한 목적은 가장 중요하고 양보할 수 없는 파키스탄 자체의 보안과 국익을 추구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이란과의 확전을 경계하는 파키스탄 정부 의중을 보여주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된다.

파키스탄 외교부는 최근 수년 동안 이란 내에서 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장소들이 파키스탄 출신 테러리스트들의 은신처로 이용되고 있다는 우려를 이란과 공유해왔다고 밝혔다.

알리 레자 마르하마티 시스탄-발루치스탄주 부지사는 이날 AP통신에 사망자는 여성 세 명과 어린이 네 명, 남성 두 명 등 아홉 명이라고 말했다. 이란 국영TV는 익명의 관리를 인용해 이란 정부는 이번 공격을 강력하게 비난하면서 파키스탄의 즉각적인 해명을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이란은 자국 주재 파키스탄대사대리를 불러 항의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국제사회는 레바논 이라크 시리아 예멘 등지로 번져나간 가자지구전쟁이 더 확산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란과 파키스탄은 분쟁을 경계하고 있어 확전 가능성은 낮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