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매장 앞에 줄 선 중국 소비자들. 연합뉴스
애플 매장 앞에 줄 선 중국 소비자들. 연합뉴스
애플이 이례적으로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최신 모델을 할인한다. 세계 최대 스마트폰 시장인 중국에서 화웨이의 신제품에 밀려 아이폰 판매량이 주춤하자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애플의 중국 공식 웹사이트는 오는 18~21일까지 아이폰15 가격을 최대 500위안(약 9만원) 할인한다고 지난 15일 공지했다. 기존 가격보다 5%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맥북 에어와 아이패드 10세대 가격도 각각 최대 800위안(약 15만원), 400위안(약 7만원) 할인한다.

아이폰 최신 모델을 애플이 직접 할인하는 일은 이례적이다. 그동안 중국 전자상거래 플랫폼 등 유통업체에서 아이폰을 할인 판매한 적이 있을 뿐이다.

원인은 중국에서 아이폰의 판매가 저조해졌기 때문이다. 미국 투자은행 제프리스는 “올해 첫주 들어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이 전년 대비 30% 줄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전체로 따져봐도 중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그 전년보다 3% 감소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은 세계 시장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졌다.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율이 크기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애플의 전 세계 600달러 이상 프리미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출하량 기준)은 지난해 71%로, 2022년(75%)보다 4%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16%→17%)와 화웨이(3%→5%)는 소폭 올랐다.

애플의 점유율을 깎아먹는 주범은 중국의 국민기업 화웨이다. 지난해 8월 출시한 최신 스마트폰 ‘메이트 60 프로’의 인기가 큰 역할을 했다. 중국 반도체 기업 SMIC가 제조한 7㎚(나노미터, 1㎚=10억분의 1m) 프로세서를 장착해 성능을 끌어올린 제품이다. 업계에선 미국의 제재로 화웨이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이 최신 반도체칩을 수입해 넣을 수 없게 된 만큼 경쟁력을 잃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기술력을 대폭 끌어올린 중국산 반도체로 반격했다. 화웨이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지난해 3500만대에서 올해 6400만대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예린 기자 rambut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