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OCI·한미약품
사진=OCI·한미약품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이 대주주 지분 맞교환 방식으로 하나로 합친다.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서로 다른 사업을 벌이는 이종 기업이 ‘맞손’을 잡기로 한 것이다.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는 현물 출자 및 신주 발행 방식으로 두 그룹을 통합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12일 발표했다. 두 회사는 각각 국내 굴지의 신재생에너지업체인 OCI 계열사와 5위권 제약사인 한미약품 계열사를 지배하는 지주회사다. OCI홀딩스는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7703억원에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는 OCI홀딩스 지분 10.4%를 인수한다.

두 회사는 지분 맞교환에 이어 OCI홀딩스와 한미사이언스를 거느리는 통합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경영은 지금처럼 각자대표 형태로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이 첨단소재와 신재생에너지를 맡고, 임 사장이 제약·바이오사업을 이끌기로 했다. 두 회사는 사내이사를 두 명씩 선임해 공동 이사회를 구성할 예정이다.

이번 통합은 신약 개발 자금이 필요한 한미약품그룹과 신성장 동력이 아쉬운 OCI그룹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한미약품은 OCI홀딩스의 두툼한 주머니(2022년 말 기준 현금성 자산 1조2460억원)를 활용해 매년 수백억원이 드는 당뇨와 비만 치료제 개발비용을 마련할 수 있고, OCI는 유망한 미래 산업으로 꼽히는 제약·바이오 사업을 품을 수 있어서다. 이번 통합으로 2020년 임성기 창업회장이 별세한 뒤 안갯속으로 빠졌던 한미약품그룹의 후계 구도도 사실상 확정됐다.

OCI 관계자는 “두 회사가 명실상부한 하나의 그룹이 되기 위해 브랜드 통합 작업도 하기로 했다”며 “두 회사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신사업에도 적극 뛰어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우섭/이지현 기자 dut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