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 한 위원장이 입은 티셔츠에 '1992 LIKE MOST'가 새겨져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부산 중구 남포동 자갈치시장을 방문해 저녁 식사를 하는 모습. 한 위원장이 입은 티셔츠에 '1992 LIKE MOST'가 새겨져 있다. 뉴스1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부산 방문 당시 착용한 ‘1992 티셔츠’가 패션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지자들의 구매 수요가 폭발하면서 한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해당 제품이 실시간 판매 랭킹 1위를 차지했다. 티셔츠 제작 업체는 주문량이 밀려들자 ‘행복한 비명’을 질렀다.

1992 티셔츠를 출시한 ‘라이크 더 모스트’의 정재우 골든트리어패럴 대표는 11일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에서 “한동훈 위원장이 1992 티셔츠를 입고 나왔다는 뉴스를 뒤늦게 접하고 깜짝 놀랐다”며 “덕분에 너무 행복하고, 솔직히 막 웃음이 절로 나온다”고 말했다.

앞서 한 위원장은 전날 부산을 방문해 남포동 부산국제영화제(BIFF) 광장 등에서 시민들을 만났다. 저녁에는 코트를 벗고 회색 티셔츠 차림으로 자갈치시장에서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들과 만찬을 했다.

만찬에서 한 위원장이 입은 티셔츠에는 ‘1992 LIKE MOST’라는 글자가 크게 새겨져 있었다. 이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부산을 연고지로 한 야구단인 롯데 자이언츠의 마지막 우승 연도인 1992를 강조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이날 한 위원장은 “단도직입적으로 말해서 저는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며 “제가 부산을 너무나 사랑한다는 말이 과장이라고 생각하신 분들께는 부산에 한번 살아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했다.

한 위원장이 1992가 새겨진 티셔츠를 착용했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에서는 해당 티셔츠가 실시간 랭킹 1위에 올랐다. 무신사에는 ‘이게 한동훈이 입은 옷 맞느냐’는 등 문의가 쏟아졌다.
11일 오후 3시 현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상의' 카테고리 실시간 순위
11일 오후 3시 현재 온라인 패션 플랫폼 무신사의 '상의' 카테고리 실시간 순위
1992 티셔츠의 정식 명칭은 ‘1992 오버핏 스웨트셔츠 화이트멜란지’다. 무신사에 입점한 패션 브랜드인 라이크 더 모스트의 상품이다. 현재 무신사에서는 해당 제품을 3만원대에 판매하고 있다.

라이크 더 모스트 브랜드를 운영 중인 골든트리어패럴에 따르면 애초 티셔츠에 새겨진 ‘1992’에 부산이나 롯데와 관련된 의미는 없었다.

정 대표는 “한동안 회사가 코로나19 등 여파로 어려운 시기가 있었다”며 “그때 당시 새로운 상품기획자(MD) 팀장이 입사했는데 마침 이 친구 출생연도가 1992년이었다”고 했다. 이어 “그 친구에게 힘을 좀 실어주고 싶어서 티셔츠에 나염을 1992로 한 것”이라며 “1992년생 MD가 이렇게 복덩이가 될 줄 몰랐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한동훈 효과’에 대해 “현재(11일 오후 12시 기준)까지 대략 1000장 이상 주문이 들어왔고, 지금도 주문이 폭주해 정신이 없다”며 “이걸 계기로 저희 사정이 조금 더 나아질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감사할 따름”이라고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의 패션 아이템이 인기를 끈 적은 종종 있었지만 이번 사례처럼 정치인이 착용한 옷이 모방 구매의 대상이 된 건 처음”이라고 설명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