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PD(좌), 김정현 PD/사진=넷플릭스
김재원 PD(좌), 김정현 PD/사진=넷플릭스
"저희도 깜짝 놀랐고, 귀를 의심했습니다."

지난달 12일 공개 후 연애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뛰어넘는 감정 기복을 선사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솔로지옥' 시즌3(이하 '솔로지옥3')를 연출한 김재원, 김정현 PD는 "시즌1, 시즌2보다 더 '핫'한 느낌이라 더 감사한 마음"이라며 "총시청 시간도 시즌1, 시즌2가 6000만대였다면, 이번 시즌은 7000만 시간 정도"라고 전했다. 특히 김재원 PD는 "이관희 씨가 '이전 시즌보다 무조건 더 잘되게 할 것'이라고 자신만만하게 말씀하셨는데, 그 말을 지키신 거 같다"면서 웃었다.

'솔로지옥'은 극한의 상황 속에서 오롯이 서로에게 집중하며, 나이와 직업 등은 모른 채 본연의 매력에 충실히 한다는 콘셉트의 연애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이다. 천국도와 지옥도의 장소와 변화, 그리고 언제 어디서 튀어나올지 모르는 새로운 규칙의 추가로 변주를 꾀했다. 시즌1에서는 지금껏 본 적 없는 솔직하고 화끈한 데이팅 리얼리티쇼로 신선한 충격을, 시즌2에서는 익숙한 공간과 규칙으로 솔로들의 감정선을 더 깊게 관찰해 몰입감을 끌어올렸다면, 시즌3에서는 예측할 수 없는 전개가 이어져 폭발하는 도파민을 선사했다.

특히 김재원 PD가 언급한 이관희는 '관희지옥', '관쪽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솔로지옥3'의 흥행과 화제성을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대화, 선을 넘나드는 화법에 여성 출연자들을 "쟤, 얘, 얘"라고 칭하면서 논란에 휩쓸리기도 했지만, 마지막 선택에서도 3명의 여성이 이관희를 택했을 만큼 '마성의 매력남'으로 꼽혔다.
김재원 PD/사진=넷플릭스
김재원 PD/사진=넷플릭스
김재원 PD는 "(이)관희 씨가 시즌2에 지원했을 땐 '왜 하셨을까' 싶기도 했다"며 "그 모습 그대로 솔직하고, 거침없고, 자신감이 넘치는 남자분이라 무조건 출연시키고 싶어 구단주도 만나 뵙고 거의 빌다시피 했는데 감독님도 새로 오셨다고 해서 포기했다"고 출연 후일담을 전했다.

그러면서도 이관희의 "쟤, 얘, 얘" 발언을 촬영장에서 들었을 땐 "귀를 의심했다"면서 두 연출자 모두 입을 모았다.

김재원 PD는 "그 얘길 한 후 관희 씨의 행보가 너무 궁금했다"며 "이걸로 끝일지, 여성 출연자들의 마음이 계속 이어질지. 사실 '이렇게 퇴장하겠구나. 앞으로 분량 없겠다' 했는데, 불사조처럼 살아나 다시 '관희지옥'이 됐다"고 평했다.

그런데도 해당 발언을 편집하지 않은 이유는 "'솔로지옥3'의 편집 포인트는 '러브라인'에 관련한 건 모두 살린다 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희 씨도 인정하신 것처럼 무례한 방식으로 표현했지만, 어쨌든 그게 마음이었습니다. 누구에게 관심이 있는지 직접 언급한 거였고, 그 후에 스토리에 영향을 끼치는 발언이었습니다. 그 발언이 편집된다면 (윤)하정 씨가 이후 왜 관희 씨에게 화를 내는지, 또 왜 사과하는지 이런 스토리들이 설명되지 않을 거 같았죠."

'솔로지옥' 시리즈는 첫 시즌부터 '핫'한 출연자들과 이들의 과감한 스타일링으로도 화제가 됐다. 함께 천국도에 가면 방을 쓰고, 식사를 하는 것은 함께 수영도 하고, 마사지를 받으며 미묘하게 변화하는 심리를 따라간다. 그런데도 조민지가 이관희와 함께 천국도에서 지낼 때 착용한 과감한 속옷, 김규리의 폭주 등을 두고 시청자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렸다. 이에 대해서도 김재원, 김정현 PD는 "저희도 시청자들과 똑같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그게 저희 프로그램의 재미 같아요. 극한의 상황에서 솔직하게 말하고, 그 상황에서도 최대한 꾸며 이성을 유혹하는 게 '솔로지옥'만의 재미가 아닐까 싶어요."
김정현 PD/사진=넷플릭스
김정현 PD/사진=넷플릭스
다만 일부 출연자들이 '솔로지옥3' 속 모습으로 과도한 비판을 받고, 악플에 시달리는 부분에 대해서는 우려했다. 김재원 PD는 "러브라인 위주로 편집하긴 하지만, 그런데도 나오는 부작용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편집 불만은 없었지만, 힘들어하는 분은 있었다"며 "출연 전에도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을 하고 프로그램 적합성을 보지만, 힘들어하시면 프로그램 중에도 계속 도움을 드린다. 이번에도 누군지 말씀드릴 수 없지만 그런 과정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시즌에서 가장 연장자인 36세 이관희가 최고의 인기남으로 등극했지만, 여성 출연자 대부분 20대 초, 중반이라는 점에서 "연령을 맞추는 것에 실패했다는 걸 인정한다"면서 "시즌4가 확정은 아니지만, 다음 시즌을 만들게 된다면 최대한 맞춰보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번 시즌에 대해 '설렘은 없지만, 재미는 있다'는 평을 많이 들었습니다. 다음 시즌에는 '설렘도, 재미도 있다'는 말을 듣고 싶어요. 지원자를 받긴 하지만 당연히 섭외도 여러 경로로 하고 있어요. 모든 방향을 동원해 매력적인 출연자를 찾고 싶어요."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