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내 법인 및 개인 파산 신청이 급증했다. 지난 2년간 지속된 고금리로 기업과 가계 재정이 크게 악화한 영향이다.3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은 파산 데이터 제공업체 에픽AACER을 인용, 지난해 미국 법인 및 개인 파산 신청 건수가 44만5186건으로 전년(37만8390건)보다 18% 늘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파산 신청 건수는 3만4447건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했다. 은행 등 금융사들의 대출 승인 기준이 강화되고 코로나19 팬데믹(감염병 대유행) 기간 시행된 각종 지원 대책이 축소되며 파산 신청이 급증한 것으로 풀이된다.미국 파산법에 따른 기업 파산 신청은 지난해 6569건으로 집계됐다. 2022년(3819건)보다 72% 늘었다. 개인 파산 신청은 총 41만9559건으로 전년(35만6911건)보다 18% 증가했다.파산 신청은 올해도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당분간 고금리 여파가 지속돼 기업과 가계가 그동안 늘어난 부채를 감당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다.한명현/이현일 기자 wise@hankyung.com
정부가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2%로 제시했다. 1.4% 성장에 그친 지난해보다는 경제가 나아지지만 확연히 ‘좋다’고 보긴 어려운 성장률이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3년 만에 2%대로 복귀할 것으로 예상했다.기획재정부는 4일 발표한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통해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작년 7월 제시한 2.4%보다 0.2%포인트 낮춰 2.2%로 조정했다. 한국은행 전망치(2.1%)보다 높지만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치(2.3%)보다는 낮다.정부는 수출이 반도체를 중심으로 반등하면서 한국 경제가 지난해 1%대 성장의 ‘수렁’에서 빠져나올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는 올해 수출이 8.5% 늘면서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지난해 310억달러에서 올해 500억달러로 개선될 것으로 봤다.하지만 올해 민간 소비는 지난해에 이어 1.8%의 낮은 증가율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가 제기되는 건설 투자는 1.2% 감소할 것으로 봤다.한동안 이어진 고용 호황도 한풀 꺾일 전망이다. 올해 취업자 증가폭은 23만 명으로 지난해(32만 명)보다 9만 명가량 줄어든다.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간 2.6%로 전망했다. 물가 상승률이 2%대로 떨어지는 것은 2021년(2.5%) 이후 3년 만이다.다만 정부는 상반기까지 3% 안팎의 물가 상승률이 이어질 것으로 보고 올해 주요 식품·원자재에 대한 할당관세,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 등 물가 대응에 작년보다 1조8000억원 많은 10조8000억원의 재정을 투입한다.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최근 지구 온난화로 미국 알래스카주에서 비버의 개체수가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비버의 활동이 온난화 현상을 더욱 가속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눈길을 끈다. 비버가 보금자리를 만들기 위해 강물을 막아 연못을 조성하는데, 이 고인 물에서 나온 온실가스가 문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알래스카 툰드라 지역에 비버가 조성한 연못의 수는 최소 1만 2000곳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 20년간 두 배 증가한 숫자이며 연못 증가세는 점차 북쪽으로 확산 중이다.켄 테이프 알래스카대 생태학과 교수는 "모델 연구에 따르면 (북극해에 인접한) 알래스카 노스슬로프 전체가 2100년까지 비버 서식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며 "이 현상은 엄청난 규모로 일어나고 있다"고 밝혔다.이에 가디언은 지구온난화가 비버 서식지 확대로 이어졌다고 꼬집었다. 알래스카주 기온이 상승하며 비버가 서식하기에 적당한 환경으로 바뀌었다는 것이다.겨울 혹한기가 짧아져 강물이 어는 날이 줄었고, 툰드라에 새로운 관목이 자라나면 비버는 이를 이용해 댐을 만들고 보금자리로 쓸 연못을 조성할 수 있다. 나아가 이렇게 유입된 비버들의 활동이 다시 이곳의 온난화 현상을 가속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비버가 조성한 연못에 잠긴 영구 동토층이 따뜻한 물에 녹으면서 온실가스인 메탄을 배출하게 된다는 설명이다.실제 테이프 교수는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적외선 이미지를 분석한 결과, 비버 연못과 메탄 배출이 집중된 지점 사이에 명확한 연관성이 드러났다고 말했다.그는 "(비버의 연못 조성으로 인한) 하천의 변화가 기후 변화의 영향을 가속한다는 점이 증명된 것"이라며 "이러한 현상은 모든 지점에서 빨라지고 있다"고 진단했다.연구자들은 비버의 연못이 시간이 지남에 따라 메탄 배출량 증감 등에 변화가 있는지 살피기 위해 내년에 현장에서 직접 메탄 배출량을 측정할 전망이다.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