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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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뷔 20주년을 맞은 그룹 동방신기(TVXQ!)가 콘서트로 '명불허전 클래스'를 입증했다. 한 시대를 떠올리게 하는 히트곡 릴레이에 건재한 무대 위 에너지까지 "역시 동방신기"라는 말이 나오는 3시간이었다.

동방신기(유노윤호, 최강창민)는 31일 오후 인천 중구 인스파이어 아레나에서 데뷔 20주년 기념 단독 콘서트 '20&2'를 개최했다. 전날에 이은 2회차 공연이다.

동방신기가 대면 콘서트를 여는 건 2019년 3월 개최한 '동방신기 콘서트 서클 #위드' 이후 약 4년 9개월 만이다. 데뷔 20주년을 맞아 오랜만에 팬들과 만나는 자리인 만큼 특별함은 배가됐다. 20년의 세월을 함께 달려온 두 멤버의 과거, 현재, 미래를 다 만나볼 수 있는 콘서트라는 의미에서 '20&2'라는 타이틀을 내세웠다.

동방신기의 뜨거운 열정을 대변하는 빨간 조명이 장내를 가득 메우자 팬들의 환호성도 덩달아 커졌다. 두 사람의 등장에 분위기는 급격히 달아올랐다. 오프닝 첫 곡은 동방신기 최고의 히트곡으로 꼽히는 '라이징 선(Rising Sun)'이었다. 시작부터 거친 사운드에 파워풀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팬들을 열광케 했다.

이어 최근 발매한 정규 9집의 수록곡 '정글(Jungle)'을 비롯해 '운명', '롱 넘버(Wrong Number)', '다운(Down)' 등 쉼 없는 열정의 무대가 펼쳐졌다. 동방신기의 에너지를 만끽하기에 충분한 출발이었다.

유노윤호는 "우리가 오프라인 공연에서 만나는 게 5년 만인데 기대하셔도 좋다"고 인사했다. 최강창민은 콘서트명 '20&2'를 언급하며 "20년 동안의 동방신기, 우리 둘의 지난 날을 회상하면서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에 대한 감사함을 담고자 했다. 또 앞으로 나아갈 20년 그 이후의 미래도 열심히 최선을 다해 멋지게 해보자는 의미로 지어봤다"고 설명했다.

최강창민은 "'라이징 선'으로 오프닝 한 건 처음이다. 보통 앙코르나 맨 끝에 했는데 그만큼 이번 공연의 세트리스트 곡들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유노윤호 역시 "여러분들이 무언가를 상상해도 그 이상이 될 거다"고 덧붙였다.
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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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 동안의 동방신기가 다 담겨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최강창민)
"왜 저희가 동방신기인지 확실히 보여드릴게요." (유노윤호)


2003년 12월 26일. 동방신기의 데뷔는 한 마디로 센세이셔널했다. 데뷔곡 '허그(Hug)'로 단숨에 두꺼운 팬덤을 확보한 이들은 '아이돌 2세대'를 이끌었다. '더 웨이 유 아(The Way U Are)', '믿어요', '라이징 선', '투나잇', '오정반합', '러브 인 디 아이스(Love In The Ice)', '주문', '풍선', '왜', '캐치 미(Catch Me)' 등 숱한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지난 시간을 그대로 보여주는 듯한 세트리스트가 인상적이었다. 20년의 세월을 압축해 놓은 듯 '허그'부터 신보 타이틀곡 '레벨(Rebel)'까지 다채롭게 만나볼 수 있었다. 카시오페아(공식 팬덤명)뿐만 아니라 오랜 K팝 팬들이라면 누구든 가슴이 뛸 만한 명곡의 향연이 이어졌다. '허그'를 부를 땐 대형 고양이 인형이 무대 한가운데 등장해 과거 애교 넘치는 이들의 모습을 떠올리게 했고, 솔로 및 신곡 무대에서는 '퍼포먼스 제왕'다운 이들의 저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특히 공연 후반부로 가면서 데뷔 초 선보였던 동방신기 표 감성을 듬뿍 담은 무대가 이어져 팬들을 감동케 했다. 폭발적인 고음이 쏟아진 '러브 인 디 아이스'부터 잔잔한 울림을 주는 '땡스 투(Thanks To)'까지 동방신기의 실력과 향수에 젖는 순간이었다.

공연 중간 유노윤호는 팬들을 향해 "20년 동안 많은 일이 있었지만 여러분들이 잘 기다려주고 응원해 주셔서 의젓하게 해낼 수 있었다. 카시오페아도 20주년이 된 걸 축하한다"고 말했다.

최강창민은 "20년 전 우리는 지금 이렇게 무대 위에 설 수조차 없었던, 설 꿈조차 꾸지 못했던 어리고 풋풋한 데뷔 직전의 10대 소년들이었다. 감사하게도 '데뷔할 때랑 별반 다를 바 없다'고 말해주시는 분들이 많은데 우리 입장에서는 여러분들도 여전히 풋풋하고 어리숙한 소녀 같다"며 "소녀 같은 여러분들과 20주년 기념 공연을 함께할 수 있어서 뜻깊고 진심으로 감사하다"고 했다.
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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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팬들은 '처음으로 돌아가도 널 사랑할게'라는 문구가 적힌 슬로건을 들었다.

유노윤호는 "이번 공연을 준비하면서 고민이 많았다. 두려운 부분도 있었다. 하지만 여러분들을 만날 기회가 요즘 점점 더 작아지지 않냐.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무대 위에서 마음을 다 전해드리는 게 역할이지 않나 싶었다"고 털어놨다.

최강창민은 "12월 31일 마지막 날을 여러분들과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있어서 행복했다. 여러분들을 향한 우리의 마음을 담은 곡"이라며 앙코르로 '항상 곁에 있을게' ,'너희들것이니까', '세상에 단 하나뿐인 마음' 등을 불렀다.

잔잔한 곡으로 큰 여운을 남긴 동방신기는 '캐치 미'로 또 한 번 분위기를 반전시키기도 했다. 팬들과 함께 즐기고 뛰어놀며 마지막까지 남은 에너지를 쏟아냈다.

"살아가면서 여러 다양한 일이 있는데 그런 생활 속에서 저희 노래를 우연히 꺼낼 때 반갑고, 소중하고, 아련한 사진 같은 추억으로 보관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 사진이 빛바래지 않고 계속 선명하게 빛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동방신기가 되겠습니다. 여러분 덕분에 20주년을 맞이할 수 있는 가수가 되어 이번 생 너무 행복합니다. 사랑합니다."
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그룹 동방신기 /사진=SM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