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앗을 뿌리고 열심히 경작해 왔습니다. 2024년은 열매를 거두는 해로 삼으려 합니다. 동남아시아 쪽 진출도 생각하고 있고요.”(김도진 해피문데이 대표·1991년생)

“인공지능(AI)이 ‘신기한 단계’를 넘어 산업에 본격 활용될 겁니다. 기업들이 쉽게 AI를 쓸 수 있도록 돕겠습니다.”(김현수 슈퍼브에이아이 대표·1990년생)

1990년대생 유망 스타트업 대표들은 31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올해 사업을 크게 도약시키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차별화한 기술과 아이디어로 시장에 혁신 바람을 일으켜 주목받고 있는 젊은 창업자들이다.
"시장 격변기, 스타트업엔 위기이자 기회…차별화된 기술·아이디어로 해외 뚫겠다"

“정책자금 의존 벗어나 자체 성장”

슈퍼브에이아이의 김현수 대표는 많은 기업이 맞춤형 AI 모델을 원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AI에 대한 시장의 인식이 ‘신기해하는 단계’에 머물렀다면 새해에는 많은 기업이 AI 활용에 나설 것이라는 게 김 대표 예상이다. 슈퍼브에이아이는 AI 도입에 필수인 데이터 라벨링 자동화 솔루션을 제공한다. 그는 “더 많은 기업에 맞춤형 AI를 빠르게 제공할 것”이라고 했다.

채용 관리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그리팅을 제공하는 두들린의 이태규 대표(1995년생)는 “2023년 많은 기업이 채용을 줄였지만 두들린은 오히려 두 배 이상 매출이 늘었다”고 말했다. 현재 6000여 곳의 기업이 그리팅을 통해 직원을 채용하고 있다. 2021년 서비스 출시 후 2년여 만에 거둔 성과다. 두들린은 여러 구직 서비스에서 모인 입사 지원자의 서류 평가부터 면접 일정 정리 등 채용 전 과정을 지원한다. 이태규 대표는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았지만 두들린은 꽤 잘해왔다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대기업과 중견기업을 고객사로 유치하는 게 새해 목표”라고 말했다.

수면관리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슬립을 창업한 이동헌 대표(1994년생)는 지난해를 “투자금, 정책자금에 의존하던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매출을 낸 해”라고 돌아봤다. 에이슬립은 스마트폰 마이크로 이용자가 잘 때 내는 숨소리를 기록해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기술을 보유한 회사다. 이동헌 대표는 “빠른 성장과 함께 성장통도 겪었다”며 “사업화에 집중하면서 조직 내 비전을 제시하는 데 소홀했던 것은 아쉬운 점”이라고 했다. 이어 “2024년에는 수면 상태를 직관적으로 알려주는 방법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슬립은 나스닥시장 상장을 목표로 미국과 일본 시장에도 본격적으로 진출할 계획이다.

“한국 넘어 해외로 뻗어나갈 것”

송제윤 닥터다이어리 대표(1990년생)는 새해 목표를 ‘슈퍼앱으로의 성장’으로 잡았다. 닥터다이어리는 당뇨 환자들이 혈압을 기록하는 앱이다. 중학생 때 당뇨병 진단을 받았던 송 대표가 대학생 때 만든 플랫폼이 지금의 닥터다이어리로 성장했다. 그는 “자체 저당 식품 브랜드인 ‘무화당’이 일본 시장에서 성과를 내며 해외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했다”며 “2024년에도 다양한 실험을 통해 이용자의 닥터다이어리 재방문율을 높이겠다”고 했다.

여성 헬스케어 스타트업 해피문데이의 김도진 대표도 “해외 진출을 모색해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해피문데이는 여성 건강앱 헤이문과 월경용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다. 그는 “많은 플레이어가 펨테크 시장에 뛰어드는 것을 보면서 우리의 노력이 의미 있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세영 뤼튼테크놀로지스 대표(1996년생)는 2023년을 “뤼튼의 꿈을 펼친 보람 있는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뤼튼테크놀로지스의 AI 포털 서비스 뤼튼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23년 3월 4만 명에서 12월 140만 명으로 35배 급증했다. 이 대표는 “지금의 성장세에 더 속도를 붙여 모든 국민이 AI를 마주하는 첫 번째 서비스로 만들 것”이라고 의지를 다졌다.

고은이/김종우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