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뉴스1
사진=뉴스1
“언젠가는 반드시 본부로 화려하게 복귀하실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기획재정부 공무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롤모델’로 꼽는 상사입니다.”

정부 예산과 재정을 총괄하는 기재부 2차관에 김윤상 조달청장(사진)의 임명 소식이 전해진 27일 오후. 정부세종청사 중앙동 5층과 9층에서 근무하는 기재부 공무원들 사이에선 탄성이 흘러나왔다. 5층엔 예산실, 9층엔 국고국과 재정정책국, 재정관리국, 공공정책국 등 2차관 소관 부서들이 자리 잡고 있다.

김 청장은 기재부 본부 재정관리관(1급)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7월 차관급인 조달청장에 임명됐다. 5개월 만에 본부로 화려하게 복귀한 것이다.

김 신임 차관은 예산과 재정·공공정책 분야를 두루 거친 재정 전문가다. 대통령실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김 신임 차관은 재정·예산 정책을 오랜 기간 담당하면서 탁월한 업무역량을 발휘해 온 정통 재정 관료”라며 “재정 전문성과 폭넓은 정책 경험을 토대로 국가 재원의 합리적 배분, 재정건전성 개선, 민생경제 지원 등 재정 분야 과업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부산 출신인 김 조달청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과장급으로 근무할 때 예산총괄과장, 예산정책과장, 복지예산과장, 산업정보예산과장 등을 두루 거친 ‘예산통’이다. 고위공무원으로 승진한 이후에는 주로 재정 분야를 맡았다. 특히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재정관리관(1급)을 맡으면서 재정준칙 도입을 추진하는 등 건전재정의 기초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김 차관에 대한 기재부 직원들의 신망이 매우 두텁다. 기재부 공무원들이 뽑는 ‘닮고 싶은 상사’에 세 차례 선정돼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기재부 공무원들은 그를 ‘롤모델’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기재부 관계자는 “전형적인 외유내강형 간부”라고 평가했다. 젊은 직원들에겐 항상 따뜻하고 온화하지만, 고위 관계자들이 모인 회의 석상에선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간부들이 몹시 당황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는 것이 기재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2020년에 기재부 대변인을 지내면서 익힌 정책 홍보 감각도 강점으로 꼽힌다. 정치권 인사들과도 각별하다. 여당과 야당 가릴 것 없이 국회의원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김 차관의 아들도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후 행시에 합격해 기재부 사무관으로 근무 중이다. 아들이 기재부에서 근무한다는 사실을 일절 공개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금도 이를 모르는 기재부 공무원들이 상당수다.

강경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