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 관계자들이 제롬 파월 Fed 의장의 금리 인하 가능성 발언과 관련해 시장 진화에 나섰다. 뉴욕증시가 금리 인하 기대로 과도한 랠리를 벌이면 인플레이션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어서다.

금리 인하 기대로 들뜬 시장…뒤늦게 진화 나선 美 Fed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은행 총재는 지난 15일 CNBC방송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금리 인하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그는 “(Fed의 인플레이션) 목표치인 2%로 돌려놓기 위해 충분히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유지하고 있는지에 집중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파월 의장이 지난 13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시장 예상 이상으로 비둘기파적인 발언을 하면서 시장이 산타랠리를 이어가자 윌리엄스 총재가 나서 분위기를 진정시키려고 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윌리엄스 총재는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논의가 있었다”는 발언과 관련해 “FOMC 참석자들이 써낸 전망을 취합해 공유했고, 일부가 그 전망에 관해 얘기했다”며 “하지만 이는 앞으로 우리가 무엇을 할지에 관한 논의 주제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지난 FOMC에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참석자들의 발언이 있었다는 점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선을 그은 것으로 풀이된다.

같은 날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은 총재 또한 “Fed가 내년 하반기까지 금리를 낮출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보스틱 총재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상승률(전년 동기 대비)이 2.4%로 2024년을 마감할 것으로 내다보고 하반기 두 번의 금리 인하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두 연은 총재가 모두 이처럼 말한 것은 파월 의장의 발언에 시장이 너무 뜨거워지는 것을 경계했기 때문이다.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금리 선물시장에서 Fed가 내년 3월에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은 17일 오후 3시 기준 62.7%다. 주가가 과하게 오르면 기업의 자금 조달이 쉬워지면서 물가를 끌어올릴 수 있다. 채권 금리가 같이 내려가면 이 같은 효과를 더 부채질할 가능성이 있다. 소비자들의 자산 가치 상승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증가하는 경향도 있다.

미국 의회조사국(CRS)은 초과 저축과 낮은 실업률 때문에 미국 경제가 침체를 피하고 있긴 하지만 역사적으로 대부분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 이후에는 침체가 있었다는 보고서를 최근 내놨다. 보고서는 내년 미국 경제의 침체 가능성이 여전하다면서 인플레이션이 Fed 목표치(2%)보다 높아 Fed가 금리 인상을 재개하는 시나리오도 있다고 설명했다.

뉴욕=박신영 특파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