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오진 날' 속 연쇄살인마 금혁수 역…"배우로서 희열 느꼈죠"
유연석 "선한 이미지 활용해 사이코패스 연기…두려움은 없었죠"
기괴한 생김새에 고통도, 두려움도 모르는 사이코패스. 오로지 쾌락을 위해서 치밀한 살인을 반복하는 웹툰 '운수 오진 날' 속 금혁수를 배우 유연석이 연기한 것은 의외였다.

그 역시 "도전해보고 싶다는 욕심에 배역을 선택했지만, 막상 하겠다고 하고 나서 스스로도 '과연 잘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고 되짚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 최종회 공개를 기념해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유연석은 "굉장한 호기심에 이끌려 선택한 작품인데, 성취감이 크다"고 웃어 보였다.

그는 "계속 선한 이미지로 보이다가 상반되는 캐릭터를 맡으니 대중은 더 재밌어하는 것 같다"며 "배우로서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반응을 찾아보니까 '얼굴을 갈아 끼운 것 같다', '안광이 돌아있다'라고들 하시더라고요.

(웃음) 이미지 변신에 성공한 것 같아서, 좋은 평으로 받아들이고 있어요.

"
유연석 "선한 이미지 활용해 사이코패스 연기…두려움은 없었죠"
'운수 오진 날'은 고액을 제시한 묵포행 손님을 태운 평범한 택시 기사가 이 손님이 연쇄살인마임을 깨닫게 되면서 공포의 주행을 시작하게 되는 이야기를 담은 스릴러다.

자신이 저지른 살인을 덮고 밀항을 계획 중인 연쇄살인마 금혁수를 연기한 유연석은 "근래에 선하고, 부드러운 이미지(의 배역)를 하다 보니, 오히려 극초반에는 (이런 이미지를) 적당히 활용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그는 "근래 제 이미지처럼 선하고, 착한 승객으로 보이려고 했다"며 "그래야 금혁수의 실제 모습이 하나둘씩 드러나기 시작하면서 더 낙차가 크게 느껴질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극초반 드라마는 택시라는 좁고 밀폐된 공간 안에서 서서히 발톱을 드러내는 금혁수의 모습을 담아내며 긴장감을 높인다.

유연석은 택시 안에서 촬영한 장면이 연기하기 가장 힘들었다고 꼽았다.

유연석 "선한 이미지 활용해 사이코패스 연기…두려움은 없었죠"
그는 "육체적으로 힘들지는 않았지만, 극도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공포감을 자아내는 게 쉽지 않았다"며 "아주 미세한 연기 디테일을 살려서 긴장감을 만들어가는 데 집중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제가 오택 기사(이성민 분)를 봤을 때 둘의 시선이 마주치느냐, 틀어지느냐 등 하나하나까지 치밀하게 계산하면서 촬영했다"고 덧붙였다.

"'빌런'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강렬한 눈빛 대신 천진한 아이 같은 느낌을 주고 싶었어요.

오택이 무서워하든 말든 자신에게 재밌었던 살인 무용담을 털어놓는 철이 덜 든 아이처럼 보이고 싶었죠. 섬뜩한 얘기를 그렇게 천진난만하게 하니까 더 신선하게 봐주신 것 같아요.

"
2003년 영화 '올드보이'로 데뷔한 유연석은 연극, 뮤지컬, 영화, 드라마 등을 오가며 연기 경력을 쌓았고, 2012년 영화 '건축학개론'과 '늑대소년'이 흥행하면서 얼굴을 알렸다.

유연석 "선한 이미지 활용해 사이코패스 연기…두려움은 없었죠"
이후에는 '훈남' 야구 선수 칠봉이(응답하라 1994), 일편단심 "애기씨"를 연모하는 구동매(미스터 션샤인), 천사 같은 성품의 소아외과 의사 안정원(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순애보 캐릭터로 큰 사랑을 받아왔다.

유연석은 "데뷔 초에는 악역 이미지였는데 선한 이미지로 변신해봤기 때문에, 악역의 이미지로 굳혀질 수도 있겠다는 두려움 없이 더 과감하게 연기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제 인상이 밍밍하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오히려 선이 굵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색을 입혀도 잘 흡수할 수 있겠다 싶었고, 대신 다양한 도전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겠다고 생각했죠. 그래서 필모그래피를 쌓아오면서 더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선택해온 것 같아요.

"
유연석 "선한 이미지 활용해 사이코패스 연기…두려움은 없었죠"
어느새 데뷔 20년 차 배우가 된 유연석은 배우로서 욕심이 있다면 무엇이냐고 묻자 이렇게 답했다.

"지금까지 정말 열정적으로 살아온 것 같아요.

앞으로도 호기심 가는 것들을 주저하지 않고 과감하게 해나가고 싶어요.

열정을 잃지 않고, 지금껏 해온 대로 해나가려고 노력할 겁니다.

"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