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세 된 ‘혼밥’ > 12일 서울 서교동에 있는 한 일본식 라면집에서 1인 고객들이 ‘혼밥’(혼자 밥먹기)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 155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0.1%(14만2000원) 늘었다.  임대철 기자
< 대세 된 ‘혼밥’ > 12일 서울 서교동에 있는 한 일본식 라면집에서 1인 고객들이 ‘혼밥’(혼자 밥먹기)을 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1인 가구의 소비지출은 월 155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0.1%(14만2000원) 늘었다. 임대철 기자
삼성전자 경기 화성사업장에 다니는 김모씨(34)는 3년 전부터 서울 강남 오피스텔에서 혼자 살고 있다. “집이 서울인데 뭐 하러 나가 사느냐”는 부모님의 만류를 뿌리치고 독립을 택했다. 김씨는 “전세 대출 이자 월 80만원에 관리비 월 20만원 등 부모님과 살았다면 쓰지 않았을 생활비가 부담스럽긴 해도 혼자 사는 게 편하다”며 “결혼하면 혼자 살기도 끝나겠지만 그게 언제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지난해 전체 가구 중 1인 가구 비중이 34.5%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들의 연소득은 평균 3010만원으로 전년 대비 300만원 늘었다. 1인 가구가 늘면서 ‘솔로 이코노미’가 소비시장의 핵심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인 가구 소비 급증

1인가구 비중 35% '역대 최고'…커지는 '솔로 이코노미'
통계청이 12일 발표한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1인 가구는 750만2000가구로 전년 대비 33만6000가구 증가했다. 1인 가구 비중은 33.4%에서 34.5%로 높아졌다. 2005년 20%에서 2019년 30%를 넘은 데 이어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2인 가구는 28.8%였다. 이어 3인 가구(19.2%), 4인 가구(17.6%) 순이었다.

1인 가구의 소득과 소비도 급증하고 있다. 지난해 1인 가구의 연소득은 평균 3010만원으로 전년 대비 11.1%(300만원) 증가하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다만 1인 가구의 61.3%는 연소득이 3000만원 미만이었고 16.8%는 1000만원에도 미치지 못했다. 1인 가구 내에서도 ‘빈부 격차’가 큰 것이다. 1인 가구 소득을 전체 가구 소득(평균 6762만원)과 비교하면 절반이 안 됐다. 1인 가구의 소비 지출은 월 155만1000원으로 전년보다 10.1%(14만2000원) 늘었다. 전체 가구(월 249만5000원→264만원, 5.8%)보다 소비 증가 속도가 빠르다.

작년 10월 기준 취업한 1인 가구는 전년 대비 20만4000가구 늘어난 455만5000가구였다. 직업은 전문가 및 관련 종사자(23.9%), 사무 종사자(16.5%), 단순 노무 종사자(15.4%) 순으로 많았다.

전문가들은 1인 가구 비중이 커지면서 이들을 겨냥해 제품과 서비스를 파는 솔로 이코노미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상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인구모니터링 평가센터장은 “1인 가구를 겨냥한 다양한 제품을 출시하는 기업에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도 “다만 소량 구매가 늘어 소비시장 자체는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버 1인 가구’도 최대

1인 가구 자산은 올해 기준으로 작년보다 0.8% 감소한 평균 2억949만원이었다. 전체 가구 평균(5억2727만원)의 39.7% 수준이다. 부채는 1.9% 늘어난 3651만원으로 전체 가구(9186만원)의 39.7%였다.

1인 가구의 주거면적은 2021년 기준으로 평균 44.4㎡(13.4평)였다. 40㎡(약 12.1평) 이하에 사는 1인 가구가 54.6%였다. 1인 가구 중 주택 소유 비율은 작년 기준 30.9%로 전체 가구(56.2%)보다 25.3%포인트 낮았다.

고령화 영향으로 ‘실버 1인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는 점도 특징이다. 지난해 60세 이상 1인 가구 비중은 35.3%로 전년(34.5%)보다 증가하며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29세 이하 1인 가구는 19.8%에서 19.2%로 줄었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1인 가구도 적지 않다. 지난해 기초생활보장 수급을 받은 1인 가구는 123만5000가구로 전년보다 6.4% 늘었다. 전체 기초수급 가구 가운데 72.6%가 1인 가구였다.

박상용/허세민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