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와 주택 거래 침체 여파로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3개월 연속으로 나빠졌다. 잔금을 마련하지 못해 분양받은 아파트에 입주하지 못하는 사람이 늘어날 가능성이 커졌다. 건설사의 자금 흐름이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아파트 입주 이달도 '흐림'
주택산업연구원은 이달 전국 아파트 입주전망지수가 지난달보다 1.2포인트 하락한 71.7로 집계됐다고 12일 밝혔다. 입주전망지수는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이 정상적으로 잔금을 치르고 입주할 수 있을지를 예상하는 지표다. 주택 사업자로 구성된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해 산출한다.

입주전망지수는 지난 9월 95.6으로 최고치를 기록한 후 3개월 연속 내림세를 나타냈다. 주택산업연구원은 “올해 수도권과 일부 광역시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아파트 거래가 거의 이뤄지지 않아 주택시장이 침체한 모습”이라며 “고금리 장기화와 매도·매수자 간 희망 가격 차 등으로 주택 구매심리가 위축됐다”고 분석했다.

지역별 희비가 엇갈린다. 서울은 지난달보다 13.9포인트 오른 97.2를 기록했다. 인천은 6.7포인트 하락한 74.0으로 집계됐다. 대구는 16.9포인트 급락한 70.0을 기록했다. 대구는 10월 95.2를 기록한 뒤 지난달(86.9)과 이달(70.0) 연속으로 입주전망지수가 크게 내렸다. 서울은 입주난이 덜하지만, 지방으로 갈수록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른 입주 자금 마련이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주택산업연구원은 내년 아파트 시장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내년 아파트 입주 물량은 올해보다 더 줄어들어 수도권과 광역시는 공급 부족에 따른 전셋값 상승이 우려된다”며 “지방은 과잉 공급에 따른 미분양 증가와 수요 감소로 매매 시장 활력이 떨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소현 기자 alp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