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권 교수 LK-99 논문 아카이브 투고, 연구윤리 위반 없다"
초전도체 연구 권영완 "네이처·사이언스 투고 시도…안 됐다"
국내 연구진이 상온·상압 초전도체 'LK-99'를 만들었다고 한 주장과 관련해, 연구진이 지난 7월 논문 사전 공개사이트 '아카이브'에 해당 내용을 공개하기에 앞서 국제 학술지 네이처와 사이언스를 통해 관련 논문을 발표하고자 투고했으나 게재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논문 공동 저자 중 한 명인 권영완 고려대 연구교수는 11일 고려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권 교수는 "2021년 하반기부터 네이처 투고를 진행했고, (네이처 측에서) 후속 데이터를 요구해 계속해서 데이터를 보강하고 추가했다"며 "리뷰어로 넘어가는 단계를 못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는 "2022년 8월에 사이언스에도 투고했으나 거기서도 '점수가 낮다'는 식의 답이 왔었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권 교수는 LK-99 관련 논문을 정식 심사 과정이 없는 아카이브에 올리게 된 것은 해당 연구와 관련해 연구 기여를 주장한 다른 연구자들과의 분쟁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권 교수는 자신이 한때 몸담았다가 퇴사한 퀀텀에너지연구소의 이석배 대표로부터 올해 3월 한국결정성장학회지에 관련 논문을 내겠다는 연락이 와서 답변을 안 했는데 이 대표 측에서 자신의 동의가 없이 그냥 제출했다고 주장했다.

또 7월에도 다시 이 대표가 관련 논문을 작성하고 있다며 참여 동의 여부에 대해 답변을 달라는 메일을 보내왔는데, 해당 논문에는 자신과 함께 연구를 진행하지 않은 김현탁 미국 윌리엄 앤드 메리대 연구교수가 저자로 참여하고 있는 것을 알게 돼 해당 연구를 누가 했는지 분명히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아카이브에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권 교수의 아카이브 논문 발표를 놓고 김 교수는 '권 교수가 논문발표 우선권을 확보하기 위해 자신의 논문 투고에 대해 동의를 지연했으며, 아카이브 논문은 한국결정성학회지에 실린 논문을 중복 게재·자기 표절했고 논문 저자 표시를 부당하게 했다'며 고려대에 연구 윤리 위반을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 대학 연구진실성위원회는 조사 결과 "권 교수가 김 교수의 저자 동의 요청을 고의로 지연했다고는 인정되지 않고, 한국결정성장학회지 논문은 철회를 요청한 상황이기에 중복게재라고 볼 수 없으며, 공저자 동의 없이 논문을 투고했다는 주장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연구 윤리 규정을 위반한 연구 부정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지난달 말 결론을 내렸다
위원회는 다만 "권 교수가 이석배 대표의 동의 없이 그를 공저자로 명시한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대표 및 학술지와의 재협의가 필요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