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현안·점검 소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1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개최한 금융시장 현안·점검 소통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금융위원회 제공
작년 연말엔 치열했던 퇴직연금 고금리 특판 상품이 자취를 감춘 모양새다. 이달 원리금 보장상품 평균 금리가 지난달에 비해 소폭 내렸다. 매년 고금리를 찾아 일어난 퇴직연금발(發) 대규모 자금 이동(머니무브)도 잦아들 전망이다.

11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금융시장 현안 점검·소통회의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번 회의는 분야별 리스크 점검을 위해 올들어 여섯번째로 열렸다.

금융위에 따르면 이달(12월) 확정된 원리금보장상품의 평균 금리는 4.13%다. 전월(4.32%)대비 소폭 하락했다. 금융권에서 자금 확보를 위해 고금리를 내세우는 과열 경쟁이 나타나지는 않았다는 분석이다.

금융위는 현재 금리 상황과 퇴직연금 신규 납입 예상 규모 등을 감안할 때 자금쏠림에 따라 금융시장 불균형이 발생하거나 개별회사의 자금 유출에 따른 유동성 위험이 현실화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금융감독당국은 그간 퇴직연금 머니무브를 줄이려 각종 조치를 내놨다. 유동성이 경색된 상태에서 금융사들이 금리 '출혈 경쟁'을 벌여 자금이 한번에 지나치게 많이 움직이면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서다.

퇴직연금 투자자가 이탈한 사업자는 보유한 퇴직연금 자산에 포함된 채권 등을 매각 후 현금화해 새 사업자에게 넘겨줘야 하는 구조다. 이 과정에서 작년엔 회사채시장 경색 등으로 일부 금융권에서 유동성 부족이 발생하기도 했다.

금융위 등은 앞서 은행·보험사·증권사 등 금융권 퇴직연금사업자들이 기업에 제공하는 퇴직연금 상품 만기를 다변화하도록 유도했다. 그간 기업들이 주로 운용상 편의를 고려해 만기를 1년으로 잡았던 DB형 원리금보장 퇴직연금 상품 등의 만기를 다양하게 구성하라는 얘기다. 타사 금리 베끼기(컨닝공시) 등 금융권간 과당 경쟁을 막기 위해 각종 규정도 바꿨다.

김 부위원장은 "그간의 노력 덕분에 퇴직연금 시장이 한층 안정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면서도 "예상치 못한 자금유출로 인해 개별 금융회사가 유동성 위험에 직면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있는 만큼, 각 금융회사의 유동성 관리 상황을 금감원이 충실히 모니터링 해달라"고 당부했다.

이어 "퇴직연금 자금이동 리스크가 반복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만기 분산 등 보다 근본적 해법이 필요하다"며 "내년엔 이런 근본적 대응 방안을 보다 중점적으로 검토 해달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