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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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국민배우인 제라르 드파르디외(74)가 북한에 방문했을 때 여성들을 성희롱했다는 폭로가 나왔다. 성희롱 대상엔 10세 여아도 포함돼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8일(현지시간) BBC 등 외신에 따르면 프랑스 공영방송인 프랑스2TV의 주간 탐사 프로그램은 전날 드파르디외의 성범죄를 파헤치는 약 1시간 15분 분량의 다큐멘터리를 방영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2018년 드파르디외가 북한 정권수립 70주년 '9·9절' 행사에 초청받아 북한에 방문했을 때 여성들에게 음란한 발언을 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드파르디외는 촬영 중인 것을 알면서도 여성 통역사에 "나는 바지 안에 대들보가 있다"고 말하는 등 성희롱을 일삼았다. 승마장에서 말을 타는 10대 아이를 보고도 성적 발언을 쏟아냈다.

이 다큐멘터리에는 앞서 드파르디외를 성폭행 혐의로 고소한 배우들의 인터뷰와 감독 등 영화계 인사들의 증언도 담겼다. 드파르디외는 이미 2018년 20대 배우를 성폭행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았다. 그는 2019년 한 차례 증거불충분으로 풀려났으나, 재수사 과정에서 결정적 증거가 나와 2020년 다시 수사가 시작됐다. 이 사건은 아직 진행 중이다.

배우 세라 브룩스는 2015년 TV 드라마 출연 때 드파르디외가 마르세유의 촬영장에서 자기 반바지에 손을 넣었다고 폭로했다. 이에 제작진에게 항의하자 드파르디외는 "나는 네가 성공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다른 이들은 그저 모두 웃었다고 전했다.

또 프랑스 코미디 배우 헬렌 다라스는 2007년 촬영장에서 드파르디외가 탈의실에 가고 싶은지 물었고, 이를 거절하자 그 자리에서 몸을 더듬었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26세에 영화계에서 블랙리스트에 오르고 싶지 않아 그간 피해 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말했다. 다큐멘터리는 지금까지 피해를 봤다고 증언한 인원이 총 16명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드파르디외는 1990년 영화 '시라노'로 프랑스 칸 영화제 남우주연상을 받았다. 이후 2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는 등 현재까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