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핵심 광물인 탄산리튬 가격이 t당 10만위안(약 1821만원) 아래로 떨어졌다. ‘하얀 석유’로 불리는 리튬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 원가의 40%를 차지하는 양극재 핵심 광물이다. 리튬 가격 하락과 전기차 수요 둔화로 배터리업계 실적 부진이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8일 한국자원정보서비스(KOMIS)에 따르면 탄산리튬 가격은 지난 6일 기준 t당 9만500위안(약 1650만원)으로, 2021년 8월 이후 2년4개월 만에 10만위안 선이 무너졌다. 지난해 11월 t당 60만위안에 육박했던 탄산리튬 가격은 1년여 만에 84%가량 급락했다. 리튬 가공은 대부분 중국에서 이뤄져 리튬 국제가격도 미국 달러가 아니라 중국 위안으로 책정된다.

업계에서 t당 10만위안은 리튬 가격의 심리적 마지노선이다. 이 가격 아래로 떨어지면 앨버말, SQM, 간펑리튬 등 글로벌 리튬 생산기업의 약 60%가 손실을 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리튬을 생산하는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투자를 위한 적정가격을 t당 2600만원 정도로 판단하고 있다. 현재 가격은 이보다 30% 가까이 낮은 수준이다. 리튬 가격이 추가 하락할 경우 업계가 감산에 나설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기차 수요 둔화로 리튬 가격은 내년에도 더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리튬은 국내 배터리 업체가 주력 생산하는 NCM(니켈·코발트·망간) 삼원계 배터리와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에 모두 쓰인다. 로이터에 따르면 내년 탄산리튬 가격은 t당 8만위안(약 1475만원)까지 하락할 전망이다.

조성준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책임연구원은 “리튬 가격 바닥을 얘기하기에는 이른 시점”이라며 “리튬은 정책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광물로, 전기차 수요 둔화뿐 아니라 내년 미국 대선 등도 가격 변동성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강미선 기자 misunn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