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은 경기불황과 함께 고금리·고물가 여파로 침체의 늪에 빠져든 모양새다. 얼마 전까지 만해도 저금리 기조에 힘입어 투자열기로 뜨거웠던 대한민국 부동산 시장이었기에 그저 놀랍고 당황스럽기까지 하다. 오히려 이제는 부동산 투기열풍이 아닌 부동산 시장 연착륙을 고민해야할 정도다.
당연히 부동산을 대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행동도 사뭇 달라질 수밖에 없는데, 이는 자산가들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다만 자산가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보통의 사람들보다 부동산 투자경험이 많거나 큰 금액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까닭에 부동산 시장에 좀 더 민감한 편이다.
그렇다면 요즘 같은 부동산 시장 침체기, 자산가들은 어떻게 대응하고 있을까?
유형별로 하나씩 살펴보자.
(사진=게티이미지뱅크)첫번째 유형, 시장위기는 우량 부동산을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
강남 요지에만 상가빌딩 3채를 가지고 있는 A씨(남/70세). 그는 평소 입버릇처럼 “시장위기야 말로 우량 부동산을 값싸게 매입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말한다. 실제로 그는 과거 IMF 외환위기 때나 글로벌 금융위기 때, 평소 매물로 접하기조차 어려웠던 우량부동산을 급매물, 경·공매물, 부실채권매물, 대물변제매물, 미분양할인매물, 개인상속매물, 기업구조조정매물이라는 이름으로 접했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물론 A씨의 이런 독특한 투자관은 실제 투자실행으로도 이어졌고, 그때마다 좋은 결과를 가져왔음은 물론이다. 근래 들어 부동산 시장 침체를 예의주시하고 있는 A씨. 그에게 시장위기는 위협이 아닌 절호의 기회일 뿐이다.
두번째 유형, 가격 급락은 자녀를 위한 부동산 증여의 최적 신호
얼마 전 자신명의로 된 고가의 강남 재건축 아파트 1채를 자녀 2명에게 증여하기로 결심한 다주택자 B씨(남/68세). 최근 아파트값 급락에 대처한 나름의 해법으로 부동산 증여를 선택한 것이다. 대부분의 자산가들은 자녀를 위한 부동산 증여에 관심이 많다. 물론 이는 증여 이후 시간이 흘러갈수록 부동산 가격도 함께 상승할 거라고 예상하기 때문이다.
통상 자산가들이 부동산을 자녀에게 증여하는 방법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자산가들이 기존부터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증여하는 방법이고, 다른 하나는 시중에 나와 있는 부동산을 매입해 취득단계에서부터 증여로 이어지게 하는 방법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먼저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부동산을 증여하는 경우는 대게 세금이슈와 맞물린 다주택자들에게서 흔히 볼 수 있다. 특히 요즘처럼 주택시장 침체가 확연해 급매물 내지 급급매물 위주로만 거래될 때를 자산가들은 자녀증여를 시도할 수 있는 최적기로 보고 있다.
다음으로 시중에 나와 있는 부동산을 신규로 매입해 취득할 때부터 대출을 끼고 자녀와 공동등기(부담부증여)하는 경우다. 대게 이 경우 임대수익 창출이 쉽지 않은 아파트나 토지보다는 안정적인 월세수입을 거둘 수 있는 유망상권 내 상가나 상가빌딩이 선호된다.
한편 고금리 여파로 작금의 부동산 시장 침체가 생각보다 더 길어질 것이라는 예측성 언론보도가 잇따라 나오면서 부동산 증여를 통해 절세효과는 물론, 온전한 자산증식 효과를 누리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와 관련이 깊다.
따라서 부동산 가격급락은 B씨 같은 자산가들에게 자녀를 위한 부동산 증여의 최적신호가 되고 있다.
세번째 유형, 지금은 고금리·고물가 시대, 부동산을 가공하되 신축보다는 리모델링
서울 성동구 성수동 카페거리와 인접한 곳에 위치한 낡고 오래된 2층짜리 단독주택을 소유하고 있는 C씨(여/46세). 몇 해 전 부친의 사망으로 인해 상속받아 지금껏 거주하고 있던 그녀에게 고민거리가 하나 있다. 2030세대가 즐겨 찾을 만큼 상권이 뛰어난 관계로 해당 단독주택을 허물고 카페용 꼬마빌딩을 신축하고 싶은데, 근래 들어 건축공사비가 천정부지로 올랐기 때문이다. 여기에 고금리 여파로 대출을 많이 받기도 부담스러워 이제는 건물신축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르는 안타까운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일생일대의 소원이었던 건물주 카페사장 자리도 물 건너간 것으로 보였다. 그런데 하늘이 도운 것일까. 최근 우연히 알게 된 모 건축업자로부터 신축 대신 리모델링 제안을 받게 되면서 마침내 건물주 카페사장이라는 자신의 꿈을 이룰 수 있게 됐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실 고금리·고물가 시대에는 매입한 후 그대로 매각하는 단순 부동산 투자방식으로는 더 이상 큰 차익을 남기기 어렵게 됐다. 하지만 부동산을 가공해 고부가가치를 창출하고 훗날 절세시점과 맞물려 제대로 되판다면 큰돈이 될 수도 있다.
다만 신3고 시대의 산물인 고물가 여파로 건축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했고, 은행권 대출 역시 고금리 여파로 부담이 매우 커진 만큼 나대지 상태에서 신축하기보다는 기존의 건물을 온전히 활용해 리모델링하려는 경향이 강해졌다.
주요 도심의 노후화된 건물을 시세보다 값싸게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우량임차인을 유치하고 임대료를 개선시켜 건물의 가치를 크게 상승시키려는 것이 대표적이다. 건물의 외관을 한껏 멋들어지게 꾸미고, 엘리베이터 설치 등 내외부시설을 한층 개선시킴으로써 임대료와 자산가치 상승을 함께 도모했다는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네번째 유형, 정부정책의 변화를 주시하고 발 빠르게 대응하기
정부정책에 대응한 발 빠른 부동산 투자로 큰돈을 벌어왔던 자영업자 D씨(남/55세). 근래 들어 주택시장의 침체와 맞물려 감지되고 있는 정부의 정책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동산정책은 경기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 경기가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면 냉탕정책(부동산 시장 규제정책)을 써야할 필요가 생기는 반면, 경기가 지나치게 침체돼 있다면 온탕정책(부동산 시장 활성화정책)을 쓸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한편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부정책에 따라 부동산 투자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는 만큼 향후 발표되는 정부정책을 주시하고 면밀히 분석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새로운 부동산 재테크의 기회를 포착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다섯 번째 유형, 수익성보다 환금성에 투자하기
최근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부터 고수익을 담보한다는 생활형숙박시설(레지던스) 투자를 권유 받았던 E씨(여/51세). 수익성보다는 환금성이 우선이라는 평소의 소신에 따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거절했다.
부동산 투자를 비롯한 모든 투자에는 ‘고위험 고수익(High-risk High-return)’이라는 대원칙이 깔려 있다. ‘투자에는 반드시 위험이 뒤따르며, 기대하는 수익이 클수록 위험도 그만큼 커지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최근 고금리와 맞물려 부동산 시장 침체가 깊어지자 이틈을 노리고 시중금리보다 훨씬 높은 수익률로 투자자들을 현혹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 자산가들은 직간접적인 과거의 투자경험을 상기하며 당장의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 높은 수익률을 좇기보다는 언제든지 사고팔 수 있는 환금성이 뛰어난 부동산에 투자하려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
서울에서 신축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신축 아파트를 선호하는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 수요에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고 고분양가로 미분양 상태였던 서울 신축 아파트 잔여 물량이 속속 소진되고 있다.27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동작구 상도동 'e편한세상상도노빌리티' 전용 84㎡는 지난 15일 16억2000만원(24층)에 팔려 2년 7개월 만에 16억원 선을 회복했다. 2018년 12월 준공돼 6년 차를 맞은 이 아파트는 최근 들어 가격이 빠르게 치솟고 있다. 지난달 1일 14억7000만원(1층), 2일 14억7500만원(16층)에 거래되더니 26일 15억원(3층), 28일 15억3000만원(11층)으로 15억원 선을 넘었다.이달 들어서도 11일 15억4000만원(7층), 12일 15억6000만원(20층) 등 상승 거래를 거듭한 끝에 16억원 선을 탈환했다. 2021년 10월 이전 최고가 17억3000만원(14층)을 기록한 이 평형은 지난해 1월 12억9500만원(9층)까지 하락한 바 있다. 이후 상승세를 유지하며 1년 7개월 만에 3억1500만원 오른 셈이다.아파트 가격 급등의 배경에는 확산한 신축 아파트 선호가 자리 잡고 있다. 부동산원의 최근 1년간 수도권 아파트 연령대별 가격 동향 조사 결과를 보면 5년 이하 아파트 가격이 3.25%,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는 2.73% 올라 신축과 준신축 아파트의 상승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10년 초과~15년 이하는 1.96%, 15년 초과~20년 이하는 1.41%, 20년 초과는 0.42% 상승해 아파트가 노후할수록 가격 상승률이 낮은 것으로 집계됐다.신축 아파트 열풍에 배우 이시언도 약 9억원의 시세차익을 누리게 됐다. 동작구 홍보대사로도 유명한 이시언은 최근 tvN '밥이나 한잔해'에서 "'응답하라 1997&
이달 수도권에 공급한 아파트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00 대 1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과 경기 인기 주거지에서 아파트 공급이 잇따르자 수요자가 청약시장에 대거 몰린 영향이다.26일 부동산R114(렙스)에 따르면 7월 수도권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은 95.75 대 1로 집계됐다. 6월(8.02 대 1)의 12배에 달한다. 2007년 인터넷 청약이 도입된 이후 2020년 11월(128.22 대 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경쟁률이다.지난 9일 26가구에 대한 1순위 청약을 받은 경기 성남시 금토동 ‘성남 금토지구 A-3블록 판교테크노밸리 중흥S-클래스’에는 2만8869명이 몰려 평균 1110.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22년 사전 청약을 진행한 뒤 이번에 본청약을 받은 단지다. 경기 화성시 오산동 ‘동탄2신도시 동탄역 대방엘리움 더 시그니처’, 과천시 문원동 ‘과천 디에트르 퍼스티지’ 등에는 각각 10만 개가 넘는 1순위 청약 통장이 접수됐다.업계에서는 집값 상승,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 공급 등의 영향으로 다음달에도 수도권 청약 열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강남구 도곡동 ‘래미안 레벤투스’(투시도)는 다음달 5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6~7일 1순위 청약을 받는다. 총 308가구 중 133가구가 일반분양 대상이다. 분양가는 전용면적 58㎡ 기준 최고 17억1990만원, 84㎡는 22억7680만원이다.현대엔지니어링이 경기 광주 곤지암읍 신대리에 짓는 ‘힐스테이트 광주곤지암역’은 다음달 분양을 앞두고 있다. 총 635가구(전용면적 84·139㎡)로 이뤄진다. 경강선 곤지암역과 가깝다. 의정부 금오동에서는 롯데건설이 ‘의정부 롯데캐슬 나리벡시티’ 671가구(전용면적 84~155㎡)를 선보인다.김소현 기자
금호건설과 GS건설이 각각 컨소시엄을 이뤄 짓는 경기 ‘고양 장항 아테라’(투시도)와 인천 ‘검단 아테라 자이’가 26일 모델하우스를 열고 분양에 나선다.금호건설 컨소시엄(금호건설·계룡건설·극동건설·금성백조)은 장항지구 B-3블록에서 ‘고양 장항 아테라’를 선보인다. 이 단지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9층, 8개 동, 총 760가구 규모다.모든 가구가 수요자의 선호도가 높은 전용 84㎡ 단일 면적으로 구성된다. 공공주택지구 내 분양단지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다. 장항지구 내 희소성 높은 민간분양 단지라 공공분양과 달리 상대적으로 청약 문턱이 낮다는 설명이다.GS건설 컨소시엄(GS건설·금호건설)이 지은 ‘검단 아테라 자이’는 지하 2층~지상 최고 25층, 6개 동짜리 총 709가구(전용 59~84㎡)로 이뤄진다. 인천지하철 1호선 연장 검단호수공원역이 단지 인근에 들어설 예정이다. 두 단지 모두 다음달 5일 특별공급에 이어 6일과 7일 각각 1, 2순위 청약을 받는다.심은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