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 날개서 힌트…구겼다 펴도 멀쩡한 터치패널 개발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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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 젊은 교수 3인 연구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려
한승용·강대식·고제성 '3인방'
MOST랩 만들어 협력연구 결실
새 형태의 디스플레이 가능해져
소금쟁이 로봇·뇌 센서도 개발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실려
한승용·강대식·고제성 '3인방'
MOST랩 만들어 협력연구 결실
새 형태의 디스플레이 가능해져
소금쟁이 로봇·뇌 센서도 개발

아주대 공대의 40대 교수 3인이 ‘의기투합’한 결과물이 6일(현지시간) 세계적인 과학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됐다. 아주대 공대의 한승용(39), 강대식(41), 고제성(40) 교수의 합작품이다.
7일 경기 수원 아주대에서 만난 한 교수는 “나비의 특성에서 힌트를 얻어 형상기억폴리머를 활용해 전자장치를 구현하고, 구겨진 상태에서 회복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개발한 터치패널은 구겨진 상태에서도 40도 정도의 온도를 가하면 다시 팽팽하게 펴진다. 적용 온도는 점점 낮추고 있다.
한 교수는 “앞으로는 발광체를 넣어서 접거나 말아 쓰는 것 외에 구겼다가 펴도 쓸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디스플레이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한 교수가 속한 아주대 MOST랩의 공동 결과물이다. 이 실험실은 ‘강·고·한’으로 불리는 젊은 교수 3인방이 2017년 만든 공동 연구실이다. MOST랩이 초기부터 관심을 끈 이유는 나이 때문만은 아니다. 고 교수는 서울대 박사과정 시절 물 위에서 뛰어오르는 작은 소금쟁이 로봇을 세계 최초로 만들어서 사이언스에 게재한 과학자다. 사이언스에 논문이 게재된 것은 서울대 공대 역사상 처음이었다. 강 교수 역시 거미 감각기관을 모사한 센서로 서울대 공대 최초로 네이처에 논문이 실렸다. 한 교수는 생체 적합성이 뛰어난 물질을 사용해 인체 장기나 피부에 이식할 수 있는 바이오 센서를 개발했다. 해당 연구논문은 사이언스 자매지(사이언스 중개 의학)에 실렸다.
공동 연구실을 만든 뒤에도 성과를 꾸준히 내고 있다. MOST랩은 작은 소금쟁이 로봇을 발전시킨 큰 소금쟁이 로봇을 발명했다. 이 로봇은 모터 없이 인공근육만을 이용해 물 위에서 50㎝ 이상 뛰어오를 수 있다. 고 교수는 “여기서 만들어낸 인공근육으로 일상복처럼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로봇을 개발 중”이라며 “육체노동자, 노인 등 근력이 필요한 사람들이 쉽게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뇌 안에 직접 넣어서 전기적 신호를 모니터링하는 센서도 개발하고 있다. 강 교수는 “메시 타입으로 찔러넣어도 뇌 손상이 없도록 하는 방식”이라며 “치매 등의 치료법 개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 교수는 “MOST랩은 처음부터 젊은 교수 3명이 모여서 연구하고, 격의 없이 토론하면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고 평했다.
아주대는 MOST랩 초기에 10억원을 지원해 연구실을 꾸리게 도왔다. 강 교수는 “뛰어난 교수가 많지만 연구를 꽃피우기 어려운 이유가 아이디어가 많은 초창기에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미래를 보고 기초연구를 하는 과학자들에 대한 지원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