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대학이 올해 고2 학생이 치르게 될 2025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교차지원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대학수학능력시험 선택과목 지정을 폐지했지만, 여전히 문과생이 의대 등 최상위권 자연계열에 지원하는 것은 어렵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종로학원은 최근 2025학년도 전국 의대 정시 문·이과 교차지원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전국 39개 의대 중 문과에서 의대로 지원할 수 있으면서 특별히 불이익을 우려하지 않아도 되는 전형을 운영하는 곳은 이화여대 한 곳뿐이었다고 7일 밝혔다. 아예 인문계열 정원으로 여덟 명을 할당(이과 학생도 지원 가능)해놨기 때문이다. 이 전형은 선택과목 제한이나 가산점으로 문과생을 차별하지 않는다. 다만 과학탐구 응시자의 변환표준점수가 통상 더 높아 실제로는 이과생이 더 유리할 가능성은 있다고 종로학원은 설명했다.

서울대 가톨릭대 경북대 부산대 등 전국 23개 대학은 수학에서 미적분과 기하를, 탐구에서는 과학탐구를 각각 봐야 한다고 정했다. 문과생이 주로 수학은 확률과 통계, 탐구에서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문과생이 이 전형으로 의대에 가기는 쉽지 않다고 종로학원은 분석했다.

고려대 강원대 영남대 원광대 등 6개 대학은 수학 선택과목은 미지정했지만 탐구과목에서 과학탐구를 지정하는 방식으로 ‘허들’을 뒀다. 또 대부분의 대학은 수학과 탐구영역 선택과목을 특별히 지정하지 않은 경우에도 과학탐구 등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이과생 선호를 보여줬다. 성균관대 한양대 중앙대 연세대 인하대 이화여대(인문계열 전형 제외), 가톨릭관동대는 과학탐구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한다. 아주대는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에 3%, 과학탐구에 3%의 가산점을 준다. 순천향대는 수학 미적분 또는 기하에 10%, 과탐에 10% 가산점을 부여한다.

종로학원은 “수학에서 확률과 통계를 선택한 학생을 뽑는 전형이 아닌 이상 사실상 문과가 이과 교차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자연계 최상위권을 선발하는 전국 의대는 사실상 문과생을 뽑을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