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를 겨냥해 밤사이 50차례 이상의 최대 규모 공습을 단행했다. 이스라엘은 가자 남부 최대도시 칸유니스에 지상군을 투입했다.

4일 BBC방송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저녁부터 칸유니스의 통신을 두절하고 전투기를 동원해 하마스의 은신처로 지목된 주요 시설을 폭격했다. 전날 이스라엘 고위 당국자는 전쟁 발발 이후 지금까지 1만5900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하마스 대원은 약 5000명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하마스가 핵심 전략으로 민간인을 인간 방패로 세우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스라엘은 하마스가 지난 10월 7일 가자지구 주변을 기습 공격해 1200여 명이 사망하고 240여 명이 납치되자 ‘하마스 소탕’을 선언하고 가자지구에 대해 공습과 지상군 투입 등 대대적인 군사 작전을 벌이고 있다.

가자지구 북부를 대부분 장악한 이스라엘군은 칸유니스에 탱크를 투입했다. 칸유니스 지하에 은신 중인 것으로 알려진 하마스 고위 인사 야히야 신와르 등 지도부 제거가 목표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이날 “이곳의 모든 테러 기반 시설이 제거될 때까지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마스 군사시설 상당수가 주택가와 병원 등 민간시설 아래 숨겨져 있어 대규모 민간인 피해를 우려하는 국제 사회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칸유니스에서의 싸움은 가자지구 통제를 위한 마지막 대규모 전투이자 가장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WSJ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지하 터널에 바닷물을 부어 침수시키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스라엘군은 지난달 중순 가자지구 알샤티 난민캠프 북쪽 1.6㎞가량 떨어진 지점에 최소 5대의 대형 펌프를 설치했다. 지중해로부터 시간당 수천㎥의 해수를 끌어와 몇 주 내로 하마스 지하 터널을 물에 잠기게 할 수 있는 규모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