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현·천영우·김관진 등 거론…대통령실 "공백 안 생기게 후속조치"
내부 '깜짝' 발탁 가능성도…김승연·변영태·김옥채 물망
국정원장에 기강확립·방첩강화 주안점…'외부인사' 관측도(종합)
대통령실은 김규현 전 국가정보원장 후임을 늦어도 연내 지명하겠다는 방침으로 27일 알려졌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국내 최고정보기관 수장을 한 달 넘게 비워둘 수는 없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용산 대통령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야당의 '정보기관 수장 공백' 방치 비판에 대해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여러 가지를 감안해 후속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은 정보역량 강화와 기강 확립, 조직 통솔력 등에 중점을 두고 후임을 물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직 소수로 압축된 단계는 아니라는 게 대통령실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앞서 지난 2월 24일 국정원을 처음 찾아 "대한민국 정보기관은 세계 최고를 지향해야 한다"며 최고 첩보조직으로 변신하라고 주문한 바 있다.

정부 출범 직후부터 1년 6개월간 재임한 김규현 전 원장 체제에서 미국, 일본 등 주요 우방국과 안보협력 복원이라는 과제를 일차적으로 달성했다는 게 대통령실의 평가다.

따라서 이제는 '국가방첩 역량' 강화에 주안점을 두고 국정원을 일신해야 할 때라고 판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러시아 밀착 속 북한 정찰위성 발사, 내년 11월 미국 대선을 둘러싼 불확실성 증대,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 등 한반도 정세에 영향을 줄 중대 변수가 속출하는 상황도 이러한 기조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내년 1월 1일로 예정되는 국정원의 대공수사권 경찰 이관을 앞두고 수사력 약화에 대한 우려가 갈수록 커지는 상황도 대통령실은 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 잇따른 인사 '내홍'이 외부에 노출되면서 흔들렸던 조직을 다잡을 수 있는 수장이 필요하다는 데는 대통령실 내에서 이견이 없다.

국정원 내부 출신으로는 대북공작국장, 원세훈 전 국정원장 비서실장 등을 맡았던 김승연 국정원장 특보와 주미대사관 근무 경험이 있는 변영태 전 해외공작국장, 해외공작 분야에서 일본통인 김옥채 일본 요코하마 총영사 등이 거론된다.

김 특보와 김 총영사의 경우 국정원 외부 출신 가운데 유력 후보 중 하나로 거론되는 김용현 현 대통령경호처장과 육군사관학교 38기 동기생이다.

이와 함께 국정원 대북심리전 파트에서 주로 근무한 유성옥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이사장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다만 전직 국정원 고위 관계자는 "이들 모두 1급 출신이라 원장에 발탁되기에는 중량감이 다소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천영우 한반도미래포럼 이사장, 국방혁신위원회 부위원장인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 등도 물망에 오른다.

천 이사장은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을 지냈다.

윤석열 정부 들어 중용 기회가 여러 차례 있었으나, 공직에 뜻이 없다며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천 이사장은 이날 한 세미나장에서 연합뉴스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도 국정원장 후보군에 거론되는 데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내비쳤다.

이번에 임명된 홍장원 1차장과 황원진 2차장이 해외정보와 대북정보 전문가라는 점에서 국정원장의 경우, 국가안보 전반을 아우를 수 있는 인사를 낙점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조태용 국가안보실장과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의 경우 외교·안보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 중이라는 점에서 현재로서는 이동 가능성이 작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정원은 이날 신임 1차장과 2차장 프로필을 공개했다.

당분간 원장 직무대행도 맡는 홍장원 1차장은 1964년생으로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했으며 특전사 707 특임대대 중대장(대위) 출신이다.

영국 공사와 국정원장 비서실장, 국정원장 대북특보 등을 역임했다.

안전기획부(옛 국정원) 입부 후 30년 넘게 재직하며 주로 해외 첩보 수집 및 공작 부서에서 탁월한 업무성과를 보였다는 게 국정원 설명이다.

황원진 2차장은 1962년생으로 서울대 중문학과를 졸업했으며 북한 관련 부서장, 국정원장 대북특보 등을 맡았다.

국정원은 황 차장에 대해서는 "국정원에서도 북한정보 외길만 걸어온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라며 "조직 안팎에서 북핵 일타 강사로도 유명하다"고 강조했다.

국정원은 "국정원 1차장은 방첩·대테러뿐만 아니라 국제정보 수집ㆍ분석과 대외정보 협력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며 "2차장은 대공 업무와 함께, 북한 관련 정보 수집·분석 등 대북 분야 정보활동을 총괄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