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현지시간) 폭우로 물에 잠긴 소말리아. 사진=신화연합뉴스
24일(현지시간) 폭우로 물에 잠긴 소말리아. 사진=신화연합뉴스
소말리아가 지속되는 폭우와 홍수로 사망자가 거의 100명에 육박했다고 26일(현지시간) 미국 CNN이 전했다. 6개월 전에는 ‘40년 만에 최악 가뭄’을 겪은 동아프리카 지역이 이번에는 폭우와 홍수로 또한번 기후변화의 희생자가 됐다.

소말리아 국영통신 SONNA는 25일(현지시간) “소말리아에서 폭우와 홍수로 사망자 수가 96명으로 늘고 이재민이 90만명 이상 발생했다”고 밝혔다. 또한 가축 4000마리가 유실되고 건물 13만6000여채가 무너지거나 파괴된 것으로 집계됐다고 전했다.

에티오피아, 케냐,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의 뿔’에 속한 동아프리카는 기후변화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소말리아는 엘니뇨와 인도양 쌍극자(Indian Ocean DipoleㆍIOD) 현상으로 인해 10월부터 폭우가 지속되고 있다. 두 기후 현상 모두 해수면 온도에 영향을 미치고, 평균 이상의 강우량을 유발한다.

엘니뇨는 해수면 온도가 평년보다 0.5도 이상 높은 상황이 5개월 이상 지속되는 현상이다. 인도양 쌍극자는 인도양의 해수면 온도가 양과 음의 위상이 불규칙적으로 진동하는 현상으로, 한쪽에서는 평균보다 많은 강수량을, 다른 한쪽에서는 가뭄을 일으킨다.
12일(현지시간) 폭우로 강이 범람하자 헤엄치는 소말리아 소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2일(현지시간) 폭우로 강이 범람하자 헤엄치는 소말리아 소년. 사진=로이터연합뉴스
유엔은 이번 소말리아 홍수를 “100년에 한번 일어날까 말까할 정도의 재난”이라고 평가했다.

소말리아는 폭우로 인해 수십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을 뿐 아니라, 수년간의 반란으로 누적된 인도주의적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올해 40년 만에 최악의 가뭄으로 식량난이 더 극심해진터라, 유엔은 소말리아의 기아와 영양실조 상황이 더 악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웃국가들도 비상사태다. 케냐에서는 홍수로 지금까지 76명이 사망, 대규모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 및 교량이 파괴됐고, 많은 주민들이 쉴 곳과 식수, 식량 공급을 받지 못한채 지내고 있다고 국경없는의사회가 밝혔다. 에티오피아 역시 일부 지역은 폭우로 물에 잠긴 상태이며, 7개월째 내전이 이어지고 있는 수단에서도 수천채의 집이 홍수로 떠내려갔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