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이 "건실한 관계 통해 양국 성장"…당선 전엔 "공산주의자와 절연"
'아르헨 트럼프' 밀레이, 비난 일색 브라질 룰라에 유화 제스처
선거유세 과정에서 과격한 언행을 일삼던 하비에르 밀레이(53)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 취임을 앞두고는 한층 톤을 낮춘 태도를 보인다.

디아나 몬디노(65)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 내정자는 26일(현지시간) 브라질리아를 방문해 마우루 비에이라(72) 브라질 외교부 장관과 면담을 했다.

몬디노 아르헨티나 외교장관 내정자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비에이라 브라질 외교부 장관과 나란히 서서 찍은 사진과 함께 "이제 저는 비에이라 장관과 대화를 나눈다"는 짧은 글을 올렸다.

브라질 외교부는 밀레이 대통령 당선인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78) 브라질 대통령을 다음 달 10일 예정된 자신의 취임식에 초청하기 위한 서한을 몬디노 장관 내정자를 통해 전달했다고 밝혔다.

해당 서한에서 밀레이 당선인은 "우리는 양국이 지리적으로 역사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음을 알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물리적 통합, 무역, 국제적 입지 등 측면에서의 상호보완적 관계를 지속해서 공유하고 싶다"는 입장을 피력했다고 아르헨티나 일간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그는 그러면서 "양국 간 건실한 관계 구축을 통해 모두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고 라나시온은 전했다.

'아르헨 트럼프' 밀레이, 비난 일색 브라질 룰라에 유화 제스처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향한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당선인의 이런 부드러운 어조의 메시지는 며칠 전만 해도 예상하기 어려웠다.

밀레이 당선인은 대선 결선투표(19일)를 열흘 정도 남기고 공개된 현지 언론 인터뷰에서 룰라 대통령을 "부패한 공산주의자"라고 묘사하며 "제가 대통령에 당선되면 모든 독재 국가와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국가 원수로서 나의 동맹국은 미국, 이스라엘, 그리고 자유세계"라고 발언하며, 중국과 브라질 등 자신의 정치이념과 맞지 않는 정부와의 '의도적 거리두기'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결선 투표에서의 승리 이후 밀레이 당선인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으로부터 받은 축전에 감사를 표한 데 이어 남미 최대 경제 강국이자 이웃 나라인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에게 유화적 제스처를 취하며, 태도 변화의 신호를 보내는 모습이다.

아르헨티나로서는 무역 관점에서 브라질과 중국을 등진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아르헨티나 통계청(INDEC) 자료를 보면 지난해 총교역액 기준 대외 교역국 1·2위는 나란히 브라질과 중국이었다.

특히 브라질의 경우 수출액(126억 6천500만 달러)만 놓고 보면 2위 중국(80억 2억2천만 달러)·3위 미국(66억7천500만 달러)을 합친 것과 맞먹을 정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