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김은숙 감독 대역전극으로 여자축구 WK리그 통합 11연패 이뤄
적에게 보낸 우승 감독의 찬사 "수원FC, 챔프전 자격 있더라"
"우승은 우리가 했지만, 여자축구 발전을 놓고 보면 서로 '윈윈' 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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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축구 인천 현대제철을 WK리그 통합 11연패로 이끈 김은숙 감독은 시즌 내내 가장 까다로운 '적'이었으며, 챔피언결정전에서도 자기 팀을 패배 직전까지 몰아간 수원FC를 향한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현대제철은 25일 인천 남동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제철 2023 WK리그 챔피언결정전 2차전 홈 경기에서 6-2 대승을 거뒀다.

지난 19일 열린 1차전에서 1-3으로 패해 우승이 물 건너가는 듯했던 현대제철은 2차전에서 놀라운 집중력으로 역전 드라마를 연출하며 통합 11연패를 이뤄냈다.

현대제철의 정규리그 우승도 극적이었다.

막판까지 화천KSPO, 수원FC에 밀려 3위에 머무르던 현대제철은 최종 라운드에서 승리하며 '역전 우승'을 이뤄냈다.

WK리그에는 '어우현'이라는 말이 있다.

'어차피 우승은 현대제철'이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올 시즌은 어느 때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이 펼쳐졌다.

'지메시' 지소연을 중심으로 정규리그와 챔프전에서 끝까지 멋진 경기를 보여준 수원FC 덕에 현대제철은 더 마음을 졸여야 했고, 여자축구 팬들은 더 즐거워했다.

적에게 보낸 우승 감독의 찬사 "수원FC, 챔프전 자격 있더라"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김은숙 감독은 "챔프전에서 꼭 수원FC와 붙고 싶었다.

리그에서 우리가 한 팀에 2패를 당한 건 수원FC가 처음이었다.

경기력도 안 좋았다"면서 "수원FC를 만나 진정한 챔피언이 되고 싶었다"고 돌아봤다.

김은숙 감독은 이어 "전반을 4-0으로 마치고서도 선수들에게 계속 밀어붙여야 한다고 강조했던 게 주효했다"면서 "수원FC는 (전신인) 수원도시공사 시절부터 우리를 괴롭힌 팀이다.

(오늘도) 챔프전에 오를만한 팀이라는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은숙 감독이 현대제철의 통합우승을 지휘한 것은 사령탑으로서는 이번이 3번째고, 정식 감독으로는 2번째다.

2021년 3월 감독 대행이 된 김은숙 감독은 지난 시즌부터는 정식 감독으로 승격해 팀을 이끌어왔다.

김은숙 감독은 "사람들은 매년 하는 우승이니까 똑같지 않냐고 말하지만, 올해는 정말로 다사다난했다"면서 "4연패를 하고서 7위까지 떨어지기도 했고, 국가대표가 많아 발맞출 시간이 부족하기도 했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런데도 이렇게 통합우승을 이룬 건 어려운 일정 속에서도 현대제철의 축구를 잘 알고 그 속에서 움직여 준 '프로페셔널'한 선수들 덕분"이라며 제자들에게 공을 돌렸다.

한편 '패장'이 된 박길영 수원FC 감독은 "2차전에서 너무 공격적으로 임한 내 불찰이 크다"면서 "선수들을 보강해 내년에는 올해보다 득점을 많이 하고 실점은 줄이는 축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