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REUTE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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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오픈AI의 전 CEO였던 샘 올트만을 내부 AI팀 운영을 맡기기로 한데 따라 거대 기업들간의 인공지능(AI)판도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20일(현지시간) 배런스칼럼은 마이크로소프트(MSFT)가 올트먼을 직접 고용함으로써 구글 모기업인 알파벳(GOOGL)이나 아마존닷컴(AMZN)과의 자체 경쟁력을 더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미 마이크로소프트는 오픈AI 지분의 49%를 보유하고 있다.

에버코어의 분석가 커크 매턴은 “오픈AI에서 얼마나 많은 두뇌유출이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올트먼과 그의 팀이 마이크로소프트로 들어옴에 따라 위험은 크게 줄어들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알파벳과 아마존에는 또 다른 기회가 될 가능성도 있다. 오픈AI는 최근 최신 AI 모델인 GPT-5 개발 초기 단계에 있다고 올트먼이 밝혔다. 그러나 올트먼을 비롯, 새로 취임한 에밋 시어의 조직 개편으로 변화가 생기면 개발 진행이 방해받을 가능성도 있다.

알파벳은 GPT-4와 경쟁할 수 있는 제미니라는 AI모델을 개발중으로 앞으로 몇 달내 출시될 예정이다. 아마존은 오픈AI와 알파벳의 기술을 모두 능가할 수 있는 암호명 ‘올림푸스’라는 자체 AI모델을 개발중이다.

올트먼을 따르는 직원들도 있겠지만 구글이나 아마존, 혹은 이미 오픈AI출신들이 나가서 만든 AI스타트업 앤스로픽을 비롯, 엔비디아 같은 곳에서 유혹을 받을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오픈AI는 현재 가치가 800억달러(103조원) ~ 900억달러(116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회사의 동요로 주식 가치가 떨어지면 스톡옵션이 중요한 보상인 오픈AI의 임직원들에게는 회사 이탈의 동기가 될 수도 있다.

이미 엔비디아(NVDA) 의 AI연구 과학자 짐 펜은 자신의 X(트위터) 게시물에서 자신의 팀이 엔지니어와 연구원을 충원할 계획이라며 구체적으로 오픈AI의 직원을 언급하기도 했다.

엔비디아의 경우에는 영향이 좀 더 복잡하게 얽혀있다.

마이크로소프트가 오픈AI와 올트먼이 이끄는 내부 팀 모두에게 AI 모델을 교육할 수 있는 충분한 컴퓨팅 용량을 제공하려면 AI칩을 추가로 구매해야할 수도 있다. 이는 엔비디아 같은 AI칩 제조업체에는 단기적으로 호재다.

그러나 WSJ은 알트만이 AI 모델 훈련에 필요한 저가형 반도체를 직접 제조하는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알아보기 위해 중동을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인하우스로 하드웨어를 만들려는 그의 관심이 지속된다면 마이크로소프트가 엔비디아 등 반도체 공급업체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움직임과 맞물려 인공지능(AI) 반도체 자체 생산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도 있다.

오픈 AI의 혼란에 따른 또 다른 파급효과는 AI 스타트업의 구조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분 49%에도 사회적 이익을 우선하는 비영리조직으로 설정된 오픈AI의 이사회에 자리를 잡지 못했다.

아마존과 구글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받은 또 다른 스타트업 앤스로픽도 공익 기업으로 설립됐다. 이는 이사회가 재정적 이익이라는 목표와 책임 있는 AI 개발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한 구조여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것이다.

이 구조는 AI 개발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것이지만 이번 오픈AI 사건으로 기업의 투자자들이 비영리 AI 스타트업이 실제 작동 구조에 대해 경계심을 높여줄 가능성이 높아졌다.

김정아 객원기자 k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