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응시생 필적 확인 문구는 양광모 시인의 시 '가장 넓은 길'에서 인용한 "가장 넓은 길은 언제나 내 마음속에"였다. 수능 응시생은 각 영역 시험이 시작될 때 답안지 필적확인란에 해당 문구를 기입해야 한다. 문구는 문제지 표지에 기재돼 있다.문구는 매년 수능 출제위원들이 논의해 결정한다.문장 구조와 활자 모양 등 작성자의 필적을 확인할 수 있는 요소가 담긴 문장이 주로 나오며, 수험생에게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기운을 주는 내용인지도 고려한다.필적확인 문구는 2004년 실시된 2005학년도 수능에서 전국적으로 수험생 300여명의 대규모 부정 행위가 적발되면서 2006년 수능 6월 모의평가부터 적용됐다.역대 등장한 필적확인 문구 중에는 정지용 시인의 시구가 가장 많았다. 총 3차례(2006·2007·2017학년도) 인용됐으며 2006학년도 수능에 쓰인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란 하늘빛'은 2017학년도에 한번 더 쓰이기도 했다.지난해 필적확인 문구는 한용운 시인의 시 '나의 꿈'에 나오는 '나의 꿈은 맑은 바람이 되어서'였다.앞서 2019학년도에 등장한 '그대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라는 필적확인 문구는 수험생 사이에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남조 시인의 시 '편지'에서 인용한 문구였다.김주미 키즈맘 기자 mikim@kizmom.com
EBS·입시업체 "국어 작년 수능보다 어렵고, 수학은 비슷"9월 모평이 출제 '기준점' 된 듯…'N수생' 비중 높아 성적 분포에 영향 전망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정부가 여러 차례 강조한 대로 교육과정 밖 '킬러문항'(초고난도 문항)을 없애고도 변별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됐다.특히 EBS와 입시업체는 이번 수능이 작년 수능이나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시험의 난도가 높았다고 분석했다.다만 올해 졸업생과 검정고시생 비율(원서접수자 기준)이 28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고, 킬러문항 배제 방침으로 상위권 N수생들이 상당수 유입돼 성적 분포에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수능 출제위원장인 정문성 경인교대 사회교육과 교수는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교육부의 사교육 경감 대책에 따라 소위 '킬러문항'을 배제했으며, 공교육 과정에서 다루는 내용만으로도 변별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적정 난이도의 문항을 고르게 출제했다"고 밝혔다.특히 킬러문항 없는 첫 모의평가였던 올해 9월 모의평가를 분석하고 N수생 유입을 고려해 시험이 변별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했다고 강조했다.올해 처음 수능 출제기조 분석에 나선 EBS 현장교사단은 국어·수학 영역에서 킬러문항이 사라졌지만, 문항 자체의 난도는 높았다고 분석했다.특히 국어영역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134점으로 비교적 평이했던 지난해 수능은 물론, 142점으로 변별력이 강화된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도 약간 더 어려웠다고 EBS 현장교사단은 평가했다.표준점수는 개인의 원점수가 평균 성적과 얼마나 차이 나는지 보여주는 점수다.시험이 어려워 평균이 낮으면 표준점수 최고점은 상승한다.EBS 국어 대표 강사인 서울 덕수고 윤혜정 교사는 국어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에서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소위 킬러문항은 확실히 배제됐다"면서도 "선지의 정교함과 세심함을 통해 실질적인 사고력을 측정하고자 했다"고 말했다.단순히 지문을 눈으로 보고 빠르게 답을 찾아내기보다는, 지문을 꼼꼼하게 읽으면서 정보를 파악하고 선지를 분석해야 정답을 고를 수 있게 출제해 변별력을 갖추면서도 사교육 '문제풀이 기술'이 통하지 않도록 했다는 얘기다.입시업체에서도 비슷한 분석을 내놨다.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초고난도 문제는 없었고, 9월 모의평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도록 출제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매력적인 오답'이 많아 수험생 입장에서는 작년 수능이나 올해 9월 모의평가보다 다소 어렵게 느껴졌을 것"이라고 평가했다.수학 역시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45점과 144점으로 상당히 높았던 지난해 수능과 올해 9월 모의평가 수준이었다는 분석이 나온다.특히 올해 9월 모의평가의 경우 전체적인 난도는 높았지만, 킬러문항 배제로 표준점수 최고점자(통상 '만점자')가 작년 수능의 3배 수준으로 늘었는데, 이번 수능은 최상위권 변별력까지 확보했다고 EBS는 분석했다.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작년 수능과의) 가장 큰 차이는 문제의 해석이 빠르다는 점이다.예전 같으면 조건을 많이 주고 만족시키는 답을 찾도록 했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았다"며 "또한 작년 킬러문항은 풀이 과정이 길게 나오는데 (올해는) 계산량이 상당히 줄었다"고 말했다.그는 "6월 모의평가보다는 쉽지만, 9월 모의평가보다는 최상위권 변별력 때문에 무게감이 느껴질 것"이라며 "최상위권에서 느끼는 것은 지난해 수능과 9월 사이가 되지 않을까 싶다"고 덧붙였다.국어영역과 수학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 차이는 다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지난해 수능의 경우 두 영역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각각 134점과 145점으로 11점 차이가 나, 수학에서 고득점한 자연계열 진학 희망 수험생에게 유리했다는 지적이 나왔다.다만 전체적인 실제 성적 분포에는 킬러문항 배제에 따른 N수생 유입이나, 코로나19에 따른 재학생의 학력 저하 등 다양한 변수가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올해 수능에는 작년보다 3천442명 줄어든 50만4천588명이 원서를 접수했다.이 가운데 재학생이 64.7%를 차지했고, 졸업생은 31.7%, 검정고시생 등 기타 지원자는 3.6%다.졸업생과 검정고시 등을 합한 지원자 비율은 35.3%로, 1996학년도(37.4%) 이후 최고 수준이다.결시율은 10.6%(1교시 기준)를 기록해 지난해 수능(10.8%)보다 소폭 낮아졌다.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이달 20일까지 평가원 누리집 이의신청 전용 게시판에서 수능 문제와 정답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는다.성적 통지표는 12월 8일 수험생에게 배부된다./연합뉴스
16일 치러진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수학 영역은 9월 모의평가보다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EBS 대표 강사인 심주석 인천 하늘고 교사는 이날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2024학년도 수능 수학 영역 출제경향 브리핑을 통해 "올해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기조를 유지하면서, 최상위권 변별력까지 확보한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작년 수능과 비슷한 수준에서 변별력을 유지하도록 출제됐다"면서도 "최상위권엔 작년 수능과 9월 모의평가 사이가 되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이번 수능에서 최상위권에게는 체감 난이도가 작년 수능보다 쉽고, 9월 모의평가보다 어려웠을 것이란 얘기다.심 교사는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의 문항, 과도한 계산을 요구하거나 풀이의 시간이 지나치게 오래 걸리는 문항 등 소위 '킬러문항'은 배제하면서 변별력 높은 문항을 고루 포함해 적정 난이도를 유지했다"고 분석했다.그러면서 "단답형 정답률을 9월 모의평가보다 조금 더 강화해 최상위권 변별력을 확보했다"고 설명했다.단답형인 22번, 30번을 9월 모의평가와 비교해 더 까다롭게 출제했다는 의미다.하지만 단답형 풀이 과정에서도 교육과정에 위배되거나 사교육 스킬을 요구하는 수준까지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이 심 교사의 평이다.심 교사는 "예를 들면 (킬러문항이 출제되던) 예전에는 (문제를 풀기 위한) 가, 나, 다 등 여러 가지 조건을 많이 줬지만, 이번에는 조건이 딱 한 가지라며 "기존에 킬러문항은 풀이 과정이 상당히 길지만, 이번에는 계산량이 상당히 줄어 있는 특징이 있다"고 말했다.이어 "22번도 수험생 본인이 얼마만큼 연습해봤는지에 따라 정답률에 차이가 나게 됐다"고 덧붙였다.공통과목 가운데 변별력 있는 문항으로는 수열의 귀납적 정의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수열의 규칙성을 추론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첫째항을 모두 구하는 15번, 미분계수의 부호를 고려해 조건을 만족시키는 그래프의 개형을 추론하고 이를 바탕으로 함수식을 구하는 22번이 꼽혔다.선택과목에서는 확률과 통계, 미적분, 기하 모두 마지막 문제인 주관식 30번이 상위권을 가를 문제로 분석됐다.확률과 통계 30번은 정규분포와 표준정규분포를 이용해 확률을 계산하는 문항이었다.미적분 30번은 주어진 도함수를 이용해 구간별로 정의된 함수의 그래프를 추론하고, 정적분으로 정의된 함수가 극대 또는 극소가 되는 점의 성질을 파악해야 하는 문항이었다.기하 30번은 평면벡터의 덧셈과 뺄셈을 이용해 주어진 벡터의 크기가 최대인 점의 위치를 찾아 삼각형의 넓이를 구하는 문항이었다.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