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안팔려" 쌓이는 매물…조정 들어갔나
매물 적체가 늘고 청약 시장 열기도 식어가면서 부동산 시장이 조정 국면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부동산원의 11월 첫째 주(지난 6일 기준) 주간 아파트 동향 조사에 따르면 전국의 아파트값은 전주 대비 0.03% 상승했다. 지난 7월 셋째 주 이후 17주째 상승을 계속하고 있으나, 상승 폭 자체는 지난달 셋째 주 이후 3주 연속 줄어든 것이다.

서울의 경우 0.05% 상승했지만, 전주(0.07%)보다 상승 폭이 줄었다. 특히 강남구가 29주 만에 보합으로 전환했으며, 강북(-0.01%), 노원(-0.01%)은 하락했다.

경기도(0.05%)도 전주(0.08%)보다 상승 폭이 줄었고, 인천(-0.02%)이 상승세를 멈추고 2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12일 부동산 빅데이터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으로 서울의 누적 매물 건수는 7만9천342건이다. 연초(1월 1일 5만513건)에 비하면 2만8천여건 이상 많고, 한달 전(10월 10일 7만2천159건)과 비교해도 7천건 이상 늘었다.

수도권의 매물 총수도 25만5천447건으로 연초(1월 1일 18만2천215건)보다 7만3천232건 증가했다.

매물 적체는 통상 시장 수요가 줄면서 거래량이 줄 때 발생한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천367건으로 전달(3천860건)보다 줄었으며, 10월 거래는 1천845건에 그쳤다.

분양시장에서도 냉각 기류가 감지된다. 하반기 최대 관심단지로 손꼽히던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의 1순위 청약 경쟁률이 평균 16.8대 1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이달 분양한 서울시 도봉구의 '도봉 금호어울림 리버파크'도 1순위 경쟁률이 8.1대 1 수준에 그쳐 '청약 불패'로 여겨지던 서울 안에서도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평가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아파트 거래량 감소를 지목하면서 "조정장 초입"이라고 진단했다. 최고 연 7%까지 오른 담보대출 금리와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중단, 급매물 소진, 주식이나 채권 같은 금융시장 불안 등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당분간 거래 소강 속 매도자와 매수자 간 힘겨루기가 펼쳐지다가 연말이나 내년 초에는 약세 전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매매가 하락 가능성이 적다는 견해도 있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은 "집값이 하락하려면 임대인들이 대거 매물을 내놓아야 하는데 전세가가 4개월 연속으로 올라 그럴 상황이 아니다"라며 "매매를 하락 전환할 만한 요인이 사라진 셈"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위원도 "내년에 조정이 있다고 해도 급격한 조정이 아닌 완만한 조정"이라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