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병원 인근 폭격, 약 50명 사망"…어린이병원 등에도 공습 "수십명 사망"
20개 병원 운영 중단…국제단체 "지옥 있다면 그곳이 가자" 공습 중단 요구
IDF "테러조직이 공격"…"병원 공격 않겠지만, 테러범 보면 해야할 일 할 것"
"이, 이제 병원과 전쟁"…가자 환자·피란민 수만명 발만 동동
연일 계속되는 이스라엘군의 공습으로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병원에서도 인명 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몸을 움직일 수 없는 중환자들, 병원을 피란처로 삼아 지내고 있는 주민 수만명은 오도 가도 못한 채 발만 동동 구르며 전쟁터가 된 병원에서 불안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일(현지시간) 가디언,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가자지구 알시파 병원은 이날 아침 인근 학교를 겨냥한 미사일과 포격으로 약 50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알시파 병원은 가자지구 최대 의료기관으로, 현재 세계보건기구(WHO) 추산 피란민 5만명도 이곳에 머물고 있다.

온라인에 공유된 영상을 보면 알시파 병원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사람들이 비명을 지르며 피를 흘리는 모습이 나타난다.

로이터 통신은 이 영상의 진위를 확인했으며 1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공습은 알시파병원뿐만 아니라 가자지구 곳곳의 병원을 상대로 이뤄지고 있다.

가자 보건부 대변인은 "이스라엘군 탱크는 이제 알 란티시, 타세르 어린이 병원을 포함, 가자지구 병원들을 둘러싸고 있다"며 "물, 음식도 구할 수 없는 병원 안에 환자, 의료진, 피란민 수천 명이 있으며 이들은 언제든 표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자시티의 알 부라크 학교도 공습받아 최소 20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팔레스타인 적신월사(PRCS)는 이스라엘이 가자시티 남쪽에 있는 알쿠즈 병원을 공습, 1명이 사망하고 28명이 부상했다고 전했다.

부상자 대부분은 어린이였다.

WHO는 가자지구 병원 20곳이 운영을 중단했다고 밝혔다.

WHO는 알시파 병원에서 '강력한 폭력'이 있었으며, 가자지구 북부에서 유일하게 소아과를 운영하는 란시티 병원에서도 '상당한 폭격'이 있었다고 전했다.

AFP 통신은 란시티 병원이 이스라엘 장갑차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알시파 병원의 무함마드 아부 셀메야 국장은 "이스라엘은 이제 가자시티 병원과 전쟁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이제 병원과 전쟁"…가자 환자·피란민 수만명 발만 동동
병원, 학교까지 공격이 이어지자 국제사회는 거듭 우려를 표명하며 이스라엘에 공습 중단을 호소했다.

국제적십자사(ICRC)는 가자지구 의료시스템이 "돌이킬 수 없는 지점에 달했다"며 의료 시설과 종사자들의 보호를 호소했다.

ICRC는 알시파 병원에 현재 피란민 수천명이 머물고 있다는 점을 언급하며 "병원 주변의 모든 군사작전은 국제 인도법으로 보호받는 민간인의 존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엔 인도주의 사무소 대변인 옌스 라에르케는 "오늘날 지구상에 지옥이 있다면 그 이름은 가자"라고 토로했다.

그는 "낮에는 두려움의 삶, 밤에는 어둠의 삶"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할 수 있는가.

하늘에 보이는 불이 그들을 죽이려고 나오는 것이라니 거의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도 가자지구 내 36개 병원 중 절반이 가동하지 않고 있다며 현지 의료 시스템이 "무릎을 꿇었다"고 경고했다.

국제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는 "(알 시파 병원) 인근에서 계속되는 공습과 교전으로 인한 수천명의 민간인의 안위를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밝혔다.

반면 이스라엘군(IDF)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병원 지하에 군사 시설을 숨기고 병원 환자와 피란민들을 인간방패로 삼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그러면서 병원과 의료진에 주민들과 함께 대피하라고 요구해왔다.

하마스는 이를 부인하며 이스라엘이 민간인 살상을 정당화하기 위해 허위 주장을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이, 이제 병원과 전쟁"…가자 환자·피란민 수만명 발만 동동
IDF는 전날 보병과 특수부대가 공중지원을 받아 알시파 병원 인근 하마스의 군사 구역을 급습했다고 밝힌 바 있다.

IDF는 알시파 병원을 지목해 하마스가 지난달 7일 기습 공격을 계획할 당시 '정보·작전 활동의 중심지' 근처에 위치한다고 말했다.

IDF는 알 시파 병원 피해가 자국군이 아닌 가자지구 '테러 조직'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IDF는 외부 비판을 의식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필요하다면 군사작전을 할 것이라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스라엘군 대변인은 알시파 병원 공습과 관련 "하마스측 언론은 즉시 이스라엘군의 공격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IDF 운영시스템 조사 결과 가자 지구 내부의 테러 조직이 발사한 발사체가 병원을 강타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인근에서 작전 중인 IDF 무대를 겨냥한 무기가 잘못 발사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앞선 언론 브리핑에서 IDF 대변인 리처드 헥트 중령은 "병원의 민감성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천천히 접근하고 있다"며 "주삿바늘을 꽂고 있거나 뼈가 부러진 사람들을 습격하지 않도록 가능한 모든 예방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IDF는 병원에 총격을 가하지 않는다"면서도 "만약 하마스 테러리스트들이 병원에서 총격을 가하는 것을 본다면 우리는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