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국당이 대구서 고전한 15대 총선 언급…"변화 만들어 달라"
"5선 주호영, 혁신 대상 아냐…환자는 서울에 있다" 재차 발언
이준석, 신당 창당시 대구출마 질문에 "회피하지 않겠다"(종합)
국민의힘 이준석 전 대표는 9일 "국민의힘에게는 가장 쉬운 도전일 수 있지만 새로 뭔가 시도하는 사람에게는 가장 어려운 도전이 그 아성(대구·경북)을 깨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이날 동대구역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구 출마 가능성에 대해 "당이라는 건 혼자 하는 게 아니기 때문에 저에게 그런 역할을 해달라는 요구가 있을 때는 당연히 어렵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않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런 발언은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신당 창당 시 내년 총선 대구 출마 요청이 있을 경우 거부하지 않겠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대구에 출마한다면 12개 지역구 모두 다 신당으로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어려운 도전일 것"이라며 "만약 (대구 출마를) 한다면 가장 반개혁적인 인물과 승부를 보겠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대구 도전이 어렵다고 하시는 분도 있지만 1996년 대구는 이미 다른 선택을 했던 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가 언급한 '다른 선택'은 제15대 총선 당시 김영삼 대통령과 김종필 총재가 갈라선 뒤 김 대통령이 총재로 있던 신한국당이 대구 전체 13개 의석 중 2석을 확보하는데 그친 반면 자민련이 8석을 석권한 것을 말한다.

그러면서 "지금 60대, 70대가 돼서 윤석열 정부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분들이 30대, 40대 때 했던 선택"이라며 "다시 한번 변화를 만들어 달라"고 말했다.

또 "광주도 2016년에 이미 그런 것을 해본 지역. 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2016년 제20대 총선 당시 대안 정당으로 불린 국민의당이 호남 총 28석 가운데 23석을 차지한 일을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준석, 신당 창당시 대구출마 질문에 "회피하지 않겠다"(종합)
이 전 대표는 '출마하게 되면 같이 출마할 분들이 논의되고 있나'라는 질문에 "권력자에게 줄서는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 선택받을 수 있다면 좋은 일"이라며 "그런 분들이 (대구에) 너무 많아서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날 5선인 국민의힘 주호영 의원이 서울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히며 당 혁신위 권고를 사실상 거절한 데 대해 그는 "이분을 혁신의 대상으로 삼는다는 것이 환자를 잘못 찾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환자는 서울에 있다"며 "혁신은 정말 책임질 사람이 책임을 져야되는 것이고 그들에게 빌듯이 제발 불출마해달라고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접근해서는 절대 이룰 수 없다"고 했다.

이 전 대표는 전날 홍준표 대구시장이 인요한 혁신위원장에게 '이준석이 신당 만들면 김기현 대표는 먹잇감이 된다'고 말한 데 대해서는 "당 원로로서 적합한 지적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홍 시장이 윤석열 정부에 바른 말을 많이 했지만 돌아온 건 상임고문 해촉과 당원권 정지라는 징계를 통한 입막음 시도"라며 "지금 상황에서는 국민이 강제로 입을 벌리고 약을 투약해야 되는 시기가 아닌가란 생각까지 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전 대표가 최근 영남 신당을 시사한데 이어 이날 대구를 찾으면서 창당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준석, 신당 창당시 대구출마 질문에 "회피하지 않겠다"(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