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남 출생, 1980년 5월 당시 계엄군 만행 알리기도

'5·18 산증인' 윤공희 대주교 광주서 백수연
5·18 민주화운동의 산증인인 윤공희 빅토리노 대주교의 백수연(百壽宴)이 7일 광주 라마다플라자 충장호텔에서 열렸다.

광주전남 김대중재단이 주관한 이번 백수연은 민주주의·자유·인권을 위해 헌신한 윤 대주교의 99세 생신을 축하하기 위해 마련됐다.

백수연에는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김부겸 전 국무총리, 임채정 전 국회의장 등이 참석했다.

비교적 건강한 모습의 윤 대주교는 "제가 한국의 민주화와 정의 구현을 위해 역할을 한 것처럼 말씀하시는데 옥고를 치른 분들이 이 자리에 계신다"며 "칭찬받을 사람이 아닌데 영광스러운 자리를 마련해주셔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윤 대주교는 1980년 5월 천주교 광주대교구장 재임 당시 계엄군이 시민들을 살상 진압하는 만행을 목격하고 김수환 추기경 등 지도자들과 국내외 언론에 실상을 알렸다.

'5·18 산증인' 윤공희 대주교 광주서 백수연
광주 미문화원장을 통해 주한 미국 대사에게 '5·18은 계엄군의 잔혹한 살상과 폭력 때문에 발생했다'는 내용을 전하며 국제 사회에 5·18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이후 실권자 전두환을 만나 5·18로 사형 판결을 받은 관련자들의 사면을 요청해 감형을 끌어내기도 했다.

1924년 11월 8일 평안남도 진남포 출생인 윤 대주교는 1950년 3월 20일 사제 서품을 받고 서울대교구 명동 주교좌성당 보좌 신부, 부산 UN 포로수용소 종군 신부 등을 지냈다.

1963년 10월 20일 주교품을 받았고 1973년 11월 30일 대주교로 승품됐다.

한국 천주교 생존 주교 중 최고령으로, 2000년 광주대교구에서 정년을 맞아 퇴임했다.

권노갑 김대중재단 이사장은 "윤공희 대주교는 현생하는 우리 사회의 가장 큰 어른으로, 신앙인"이라며 "역사와 국민과 늘 함께하신 삶에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자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5·18 산증인' 윤공희 대주교 광주서 백수연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