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환 HLB바이오스텝 대표가 인천 연수구 HLB바이오스텝 사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20231031 최혁 기자
문정환 HLB바이오스텝 대표가 인천 연수구 HLB바이오스텝 사옥에서 한국경제신문과 인터뷰 하고 있다./20231031 최혁 기자
“인공지능(AI) 신약 개발사 투자를 위해 30곳의 검토를 마쳤습니다.”

문정환 HLB바이오스텝 대표는 7일 인터뷰에서 비상장 바이오회사 투자 계획에 대해 밝혔다. HLB바이오스텝은 신약 등 신규 개발 물질에 대한 비임상 실험을 진행하는 비임상 임상시험수탁(CRO) 사업을 하고 있다.

비임상 CRO는 사람에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실시하기 전 동물에서 안전성과 부작용을 예측하는 연구개발 서비스다. 크게 독성시험과 유효성시험으로 나눌 수 있다. 독성시험은 신물질에 대한 부작용을 평가한다. 유효성시험은 물질의 약리학적 효과를 평가한다. 비임상 CRO는 신약 개발의 첫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도와주는 핵심 조력자다.

HLB바이오스텝은 미니피그 비글 염소 등 국내에서 유일하게 중대동물 비임상 시험을 수행할 수 있다. 문 대표는 “독성시험은 국제 공인 시험방법이 정형화되어 있는 반면, 유효성 시험은 제품의 효력을 평가하기 위한 최적의 조건을 자체 설계해야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높다”며 “비임상 유효성 평가 시장을 우리가 국내 최초로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까지도 국내에서 중대동물의 독성과 유효성을 평가할 수 있는 비임상 CRO는 HLB바이오스텝 밖에 없다”며 “실제로 CRO가 제약사로부터 중대동물 시험 의뢰를 받으면, 우리에게 수수료를 주고 2차 의뢰를 한다”고 했다.

비임상 CRO는 초기 개발 단계의 좋은 물질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다는 점이다. HLB바이오스텝은 이런 장점을 살려 비상장사 투자를 활발히 하고 있다. 인벤티지랩 맵스젠 무진메디 넥스트바이오메디컬 등 총 19개 바이오 회사에 237억원 규모의 투자를 했다.

문 대표는 “신약 개발 회사가 우리에게 비임상 시험을 의뢰하면 높은 기술력과 시장성을 갖춘 회사를 직접 보고 판단할 수 있다”며 “투자성공률이 일반적인 투자보다 훨씬 높다”고 설명했다. 이어 “더 나아가서 유망한 특정 물질에 대한 투자도 하려고 한다”며 “기업공개(IPO) 시기까지 기다리지 않아도, 물질이 기술수출할 경우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고 했다.

HLB바이오스텝은 AI 신약 개발 회사 3곳에 신규 투자할 예정이다. 이미 AI 신약 개발사 파미노젠에 투자해 약 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AI 신약 개발사가 보유한 후보물질의 유효성 시험을 HLB바이오스텝이 진행하고 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도록 공동으로 노력할 계획이다.

문 대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AI 신약 개발사들이 신성장동력이라고 판단했다”며 “경쟁력이 있고 성공 가능성이 높은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회사 30여 곳의 검토를 마쳤다”고 말했다. 이어 “30여 곳에서 10곳으로 추려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이 중 공동연구 및 이익 공유가 가능한 회사 3곳을 최종 선정해 내년 초 공식적으로 발표할 것”이라고 했다.

HLB바이오스텝의 바이오 회사의 투자는 AI 신약 개발사에 그치지 않고 계속될 전망이다. 그는 “투자 대상은 한 플랫폼 기술에만 국한돼 있지 않다”며 “바이오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기업들을 폭 넓게 보고 있으며, 그중 우리와 사업적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들을 우선적으로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김유림 기자 youforest@hankyung.com

**이 기사는 2023년 11월 7일 15시 01분 <한경 바이오인사이트> 온라인에 게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