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 사진=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 사진=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은 5일 '신당 창당설' 중심에 선 이준석 전 대표를 끝까지 끌어안겠다고 밝혔다. '진짜 환자는 서울에 있다'는 이 전 대표의 발언에 대해서는 "환자는 내가 더 잘 안다"고 반박했다.

인 위원장은 이날 MBN에서 "내가 의사이기 때문에 환자를 더 잘 안다"며 "'환자의 병을 어떻게 치료할 것인가' 접근하는데, 국민의힘은 좋은 당이고 많이 변했다. 조금 더 변화하고, 과감히 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인 위원장은 전날 이 전 대표를 만나기 위해 부산 토크콘서트 행사장에 깜짝 방문했으나, 따로 대화하는 시간을 갖진 못했다. 이 전 대표는 행사장에서 인 위원장의 영문명을 부르며 영어로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인 위원장은 "할머니가 1899년 목포 태생이고, 아버지는 1926년 군산에서 태어났고, 나도 전라도에서 태어났다"며 "조금 섭섭했다"고 했다.

이어 "(이 전 대표와) 사람들 앞이 아니라 문을 좀 걸어 잠그고 대화를 나누면 참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그렇게 못했다"면서 "좋은 분위기가 되지 못한 게 조금 아쉽다. 기차 타고 올라오면서 끙끙 앓았다. 마음이 많이 상한 저 양반 마음을 좀 푸는 방법을, 이번에는 실패했지만, 또 만나서 또 풀어야겠구나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이 전 대표의 신당 창당설에 대해선 "신당을 만들면 본인도 좋지 않고, 우리도 좋지 않다. 서로 좋지 않은 것"이라며 "신당 발표하는 날까지 안으려고 끝까지 노력할 것이고, 그게 내가 할 일"이라고 밝혔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인요한 국민의힘 혁신위원장이 4일 오후 부산 경성대학교에서 열린 이준석 전 대표, 이언주 전 의원이 진행하는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있다. 이날 인요한 혁신위원장은 1시간 30분가량 진행된 토크콘서트를 지켜보고 자리를 떠났다. /사진=연합뉴스
앞서 이 전 대표는 전날 부산 경성대 중앙도서관에서 열린 이언주 전 의원과 함께 연 토크콘서트에서, 행사장을 깜짝 방문한 인 위원장에게 인사하는 시간을 가졌다. 인 위원장은 맨 앞 객석에 앉아있었다.

이 전 대표는 인 위원장을 영문명인 'Mr. Linton'으로 부르며 영어로 발언을 이어갔다. 그는 "(인 위원장은) 우리의 일원이 됐지만, 현재로서는 우리와 같아 보이지 않는다"며 "제발 우리의 편에 서달라. 그리고 우리와 같은 언어로 말해달라. 민주주의의 언어로 말해달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영어로 말한 이유에 대해 "정말 뉘앙스까지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이 전 대표가 인 위원장에 대해 인종차별을 했다는 지적을 내놓기도 했다. 강사빈 국민의힘 상근부대변인은 페이스북에서 "인 위원장은 특별귀화 1호다. 60여년간 한국에서 산 전남 순천 태생의 한국인"이라며 "이런 인 위원장에게 영어로 응대한 건 이 전 대표가 인종적 편견에 사로잡혀 있는 게 아닌가"라고 주장했다.

이런 비판에 대해 이 전 대표는 이날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 라이브 방송에서 "모욕을 주기 위해 영어로 한다는 의도가 있었다면 모든 말을 영어로 했을 것이다. 참 어이가 없는 상황"이라며 "언어 능숙치를 생각해서 이야기했는데 그게 인종차별적 편견이라고 얘기하는 건 말이 안 되는 이야기"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인 위원장이 언론에서 발언하신 걸 보면 뉘앙스 하나 때문에 고생하신 적이 굉장히 많다. '대사면'이라는 것도 문제 된 적이 있다. 나중에는 징계 취소가 옳은 것 같다고 정정도 하셨다"며 "작은 뉘앙스 하나가 정치에서 큰 차이를 만든다는 걸 모르셨던 것 같다. 저는 굉장히 정중하게 말씀드린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신당 창당설'에 대해서는 "12월 말까지 당에 변화가 없으면 다른 길을 모색하는 것은 당연하다"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그간 자신의 정치적 결단의 마지노선에 대해 '100일 정도'라고 밝힌 바 있는데, 이 점을 더욱 공고히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12월 말까지 당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지켜보겠다"며 "민생보다 계속 이념에 집중하고 정치적 다른 목소리를 '내부 총질'이라고 얘기한다면, 당이 정치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이 안 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