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항 입단해 부진…결승서 극적 역전 결승골
데뷔골로 FA컵 우승 안긴 김종우 "포항의 왕? 이제 시작"
'포항의 왕'이 되겠다고 선언했던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의 미드필더 김종우가 우여곡절 끝에 정말 '왕'으로 우뚝 섰다.

포항은 4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의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 FA컵 결승전에서 4-2로 승리했다.

선제골을 내주고 한 점씩 따라붙던 포항은 후반 중반에 터진 김종우의 아름다운 역전골로 승기를 잡았다.

김승대가 오른쪽에서 공을 내주자 페널티아크 정면의 김종우는 패스의 결을 그대로 살려 오른쪽으로 돌더니 송곳 같은 왼발 땅볼 슈팅을 골대 오른쪽 하단에 꽂았다.

이는 포항의 '우승골'이자 공격 성향이 강한 미드필더 김종우의 '포항 데뷔골'이었다.

광주FC에서 2021시즌에는 5골 2도움, 2022시즌에는 3골 1도움을 올리며 K리그1 승격에 이바지한 김종우는 올 시즌 큰 기대를 모으며 포항 유니폼을 입었다.

그는 포항에 입단하면서 "포항의 왕이 되겠다"고 큰소리쳤다.

하지만 스틸야드에서 보여준 활약상은 '왕의 길'과는 동떨어져 있었다.

부진에 부상까지 겹치면서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팀 전술에도 완전히 녹아들지 못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데뷔골로 FA컵 우승 안긴 김종우 "포항의 왕? 이제 시작"
김종우 영입에 앞장선 김기동 감독도 답답해했다고 한다.

김기동 감독에 따르면 그가 포항을 지휘하는 동안 등번호 6번을 달고 뛴 선수 중 김종우처럼 부진한 선수는 없었다.

하지만 올 시즌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김종우는 자신의 공격적 재능을 제대로 펼쳐 보였고, 대회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다.

경기 뒤 기자회견에서 김종우는 "팬, 감독님, 구단에 미안한 마음이 있었는데, 조금이나마 씻어낸 것 같아서 다행"이라고 소감을 말했다.

이어 "부상이 길었고, 팀에 도움이 많이 못 됐는데, 감독님이 끝까지 믿어주셨고, 동료들도 자신감을 줬다"면서 "오늘 정말 간절했다.

MVP를 내가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김종우는 '포항의 왕' 발언을 떠올리며 "사람이 말을 조심해서 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감독님이 '너 언제 왕 될 거냐?'고 하시던 게 떠오른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포항의 왕이 되기 위해) 더 해보겠다"고 힘줘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