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움 보인 정조국 감독 대행 "큰 경기 통해 반등 꾀했지만…"
주장 최영준 "잘 마무리해야 미래도 보인다…1부 잔류에 최선"
'한 끗 차'로 FA컵 결승행 놓친 K리그1 제주, 1부 잔류에 집중
'한 끗 차'로 대한축구협회(FA)컵 결승행에 실패하면서 프로축구 제주 유나이티드가 올 시즌 노릴 수 있는 타이틀이 사라졌다.

리그 우승과는 일찌감치 거리가 멀어진 제주는 올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본선행 티켓도 따내지 못한 터라 FA컵에 큰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1일 홈에서 펼쳐진 2023 하나원큐 FA컵 준결승전에서 리그 2위 포항 스틸러스와 승부차기까지 가는 혈투 끝에 주저 앉았다.

전·후반과 연장전을 1-1로 비긴 제주는 승부차기에서 3-4로 져 눈앞에서 19년 만의 대회 결승 진출이 무산됐다.

제주가 결승에 오른 건 전신인 부천 SK 시절인 2004년이 마지막이다.

당시에도 부천은 부산 아이콘스(현 부산 아이파크)와 승부차기까지 갔지만, 아쉽게 준우승에 그쳤다.

1-1로 맞선 채 맞은 승부차기에서 3-4로 고개를 숙였다.

정조국 감독대행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대행은 "이날 경기는 한 경기지만, (다음 시즌) ACL 출전권이 걸려 있어 중요했다"며 "선수들이 이 경기만 바라보고 정신적으로도 체력적으로도 상당히 준비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라도 이제 선수들에게 휴식이 필요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또 우리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았던 상황에서 이런 큰 경기를 통해 반등하려고 애쓴 것도 사실이다.

선수들이 오늘 같은 큰 경기를 하면서 성장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한 끗 차'로 FA컵 결승행 놓친 K리그1 제주, 1부 잔류에 집중
리그 우승을 확정한 울산 현대와 대표 명가 전북 현대의 '양강 체제' 타파를 목표로 야심 차게 시즌을 시작한 제주는 여러 우여곡절을 겪었다.

시즌 초반 2위로 올라섰으나 중반부터 부진을 거듭하다가 선두권 경쟁은커녕 파이널 A 진입에도 실패했다.

현재 9위로 처진 상태다.

그 결과 2020년부터 팀을 이끌어온 남기일 감독이 지난 9월 25일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런 상황을 가장 아쉬워하는 선수는 주장 최영준이다.

제주는 시즌 개막 전 최영준을 필두로 구자철, 정운, 김오규, 안현범(현 전북), 김동준 등 총 6명의 주장단을 꾸려 선수단 내 소통을 돕도록 하는 등 남 전 감독 체제에서 변화를 꾀했으나 만족스러운 결과를 내지는 못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핵심적 역할을 하는 최영준이 수원FC와 개막전에서 무릎을 다친 게 뼈아팠다.

최영준은 30라운드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경기를 통해 약 8개월 만의 복귀전을 치렀으나 곧이어 남 전 감독이 퇴진하는 등 팀은 좀처럼 반등의 기미를 찾지 못했다.

최영준은 FA컵 준결승전을 마치고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과 만나 "FA컵이 우리에겐 정말 간절했다.

개인적으로 올 시즌을 돌아보는 일 자체가 쉽지 않다.

너무 큰 부상을 당했고, 그 기간 경기에 뛰지 못한다는 게 얼마나 힘든지를 알았다"고 아쉬움을 보였다.

그러면서 "남은 경기를 잘 마무리해야 미래가 또 보인다.

선수들끼리 뭉쳐서 마무리에 집중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제주의 남은 목표는 1부리그 잔류다.

'한 끗 차'로 FA컵 결승행 놓친 K리그1 제주, 1부 잔류에 집중
시즌 종료에 3경기를 남긴 제주(10승 9무 16패·승점 37)는 강등 가능성이 있는 10위 수원FC(8승 8무 19패·승점 32)에 승점 5차로 앞서 있다.

K리그1에서 최하위는 다음 시즌 K리그2로 자동 강등된다.

K리그1 11위 팀과 K리그2 2위 팀은 바로 승강 플레이오프(PO)에서 맞붙고, K리그1 10위 팀은 K리그2 PO 최종 승자와 대결을 벌여 1부리그 잔류 여부를 결정한다.

최영준은 "우리가 그나마 가장 유리한 상황이지만, 올 시즌 성적이 좋지 않은 만큼 남은 3경기에서 홈팬들에게 최대한 보답해야 하는 게 목표"라며 "1부 잔류를 위해 더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정 대행도 "잔류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누구보다 잘 인지하고 있다.

나 또한 책임감을 많이 느끼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