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스테이지 4라운드에서 8강 진출을 놓고 중국 리그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맞대결을 펼치는 T1의 '제우스' 최우제(왼쪽)와 '오너' 문현준 (제공=라이엇 게임즈)
스위스 스테이지 4라운드에서 8강 진출을 놓고 중국 리그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BLG)과 맞대결을 펼치는 T1의 '제우스' 최우제(왼쪽)와 '오너' 문현준 (제공=라이엇 게임즈)
국내 리그오브레전드(이하 롤) 리그 LCK와 중국 리그 LPL은 롤 e스포츠 양대 리그로 꼽힌다. 지난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12번 개최된 리그오브레전드 월드 챔피언십(롤드컵)에서 LCK가 7번, LPL이 3회 우승을 차지했다. 2013년부터 두 리그 중에서만 우승자가 나왔고 2019년부터는 LPL와 LCK가 번갈아 가며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있다.

서울과 부산에서 열리는 2023 롤드컵 무대도 두 리그 간 대결이 될 가능성이 높다. 스위스 스테이지가 진행 중인 28일 오전 현재까지는 안타깝게도 LPL이 우위를 점하고 있다. 현재까지 LPL에선 징동 게이밍(JDG)과 리닝 게이밍(LNG) 총 2팀이 8강 진출을 확정 지었다. 반면 LCK에선 젠지 e스포츠만 올라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 27일 KT 롤스터가 LNG에게 패하며 두 리그의 희비가 엇갈렸다.

하지만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오늘 LCK 2번 시드 T1이 LPL 2번 시드 빌리빌리 게이밍(BLG)와 8강 진출을 놓고 대결을 펼친다. 두 팀은 오후 7시에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리는 스위스 스테이지 4라운드 경기에서 격돌한다. LCK 입장에선 내전이라는 불상사를 막고 8강에서 균형추를 맞출 수 있는 기회다. T1에게도 BLG는 꼭 이기고 싶은 상대다. T1은 지난 5월에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23 미드 시즌 인비테이셔널(MSI)에서 BLG에게 패배해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중국 리그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BLG)의 탑 라이너 '빈' 천쩌빈 (제공=라이엇 게임즈)
중국 리그 LPL의 빌리빌리 게이밍(BLG)의 탑 라이너 '빈' 천쩌빈 (제공=라이엇 게임즈)
T1이 ‘런던의 복수’에 성공하기 위해선 BLG의 탑 라이너 ‘빈’ 천쩌빈을 막아내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T1 탑 라이너 ‘제우스’ 최우제가 빈의 성장을 막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빈은 현재 킬과 어시스트를 데스로 나눈 값인 KDA가 4.7로 이번 롤드컵 탑 라이너 중 3위다. 그 뒤를 최우제가 4.0으로 쫓고 있다. 특히 빈은 평균 킬이 4.7회로 탑 라이너 중 가장 높다. 그만큼 ‘살상력’을 지닌 선수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빈은 이번 스위스 스테이지에서 KT 롤스터를 상대로 탱커 챔피언인 크산테로도 5킬 10어시스트를 기록한 바 있다.

최우제가 빈을 막기 위해선 T1 정글러 '오너' 문현준과의 호흡이 중요해보인다. 최우제는 이번 롤드컵에서 15분 골드 격차(+479), 15분 경험치 격차(+412) 등 라인전 지표에서 우세한 모습을 보인다. 빈은 각각 -188, -313을 기록 중이다. 물론 BLG가 프나틱을 제외하면 JDG와 KT 등 상대적으로 강 팀을 만난 것을 고려하면 지표보다 격차는 적을 것이다. 중요한 포인트는 최우제의 퍼스트 블러드(첫 번째 킬) 관여율이다. 최우제의 첫 킬 관여율은 66%로 탑라이너 중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리고 정글러 문현준의 첫 킬 관여율은 100%다. 그만큼 초반설계에서 함께 킬을 만들어내는 확률이 높다는 얘기다.

지난 2018년 국내에서 개최된 롤드컵에서 한국 팀은 8강에 두 팀만 진출에 성공했다. 두 팀 모두 8강에서 패배하며 결국 우승컵을 중국팀인 인빅터스 게이밍(IG)에게 내준 아픔이 있다. 이번에 T1이 패한다면 또 한 번 이 악몽이 재현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 경우 디플러스 기아(DK), KT와 T1이 모두 2승 조에 속하며 '내전' 가능성이 생기기 때문이다. T1이 오늘 BLG를 꺾어 이 같은 가능성을 차단하고 'LCK의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지에 팬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주현 기자 2Ju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