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찬대 "선관위 보안점검 관련 국정원 보고가 여당 통해 유출"
장제원 "근거 없는 음모론…정보위 통해 정상적으로 답변 받아"
[국감현장] '여당·국정원 유착' 野 의혹 제기에 과방위 한때 파행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7일 국정감사가 한때 파행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제기한 '여당-국가정보원 유착' 의혹을 놓고 여야가 정면충돌하면서다.

박찬대 의원은 이날 오후 국감장 질의 화면에 지난 16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대상 국감에서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과 여당 간사인 박성중 의원이 발언한 '선관위가 상세 점검 결과 보고서를 KISA에 제공하는 것을 반대했다'가 적힌 속기록을 띄웠다.

박 의원은 KISA가 선관위 점검 결과를 국정원으로부터 제공받지 못한 사유와 관련해 국정원이 여당에만 별도로 보고한 것 아니냐 취지의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장 위원장과 박성중 의원은 KISA도 모르고, 선관위도 발표한 적이 없는 내용과 국정원 내부 사정을 어떻게 알고 먼저 국감에서 밝혔는지 의문이 들지 않는가"라며 "여당의 정보력 덕분에 새로 밝혀진 사실이 있다"고 비꼬았다.

박찬대 의원의 발언 당시 자리를 비웠던 장 위원장은 이후 국감장에 돌아온 뒤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장 위원장은 "정보위원회를 통해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질의하고 국정원 답변을 받은 것"이라며 "무척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어 박찬대 의원의 의혹 제기에 대해 "음모론적인 발언"이라며 "국정원과 뒤로 어떤 정보를 거래하는 것 같은 느낌을 국민이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부적절하다"고 비판했다.

한동안 여야 의원들이 고성을 주고받았지만, 장 위원장은 일단 국감을 그대로 진행했다.

하지만 박 의원이 1시간가량 지난 뒤 본인 질의에서 다시 해당 의혹을 제기하면서 설전이 벌어졌다.

박 의원은 "국정원 보고 내용이 어떻게 여당 의원 발언을 통해 유출됐는지 경위를 살펴봐야 하지 않나"라며 "국정원은 개별 의원에게 자료를 제공한 적이 없다고 이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장 위원장은 "또다시 의혹으로 몰고, 근거 없는 의혹을 제기한다"면서 "정부, 피감기관에 대해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지 왜 면책특권 있는 위원에 대해 몰고 들어가는 것인가.

그게 예의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야당 의원들이 의사진행발언을 요구하며 반발하자 장 위원장은 오후 7시께 국감 정회를 선포했다.

오후 7시 15분께 여야 의원들이 다시 국감장에 복귀하면서 국감은 재개됐다.

박성중 의원은 "회의가 원만히 진행돼야 하는데 정회가 된 측면에서 죄송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고, 야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도 "국감에서 위원 간 논쟁은 적절하지 않고, 저희 당도 주의하겠다"고 이야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