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방위 종합감사 설전…"건강한 예산 만들어야" "과학자가 카르텔인가"
與 "정교하게 R&D 예산 삭감·증액"…野 "애꿎은 연구자만 피해"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27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대상 종합 국정감사에서 여야는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삭감을 두고 설전을 벌였다.

여당은 예산 삭감이 효율성 증대를 위한 것이라면서도 필요한 부분을 늘릴 수 있다고 했고, 야당은 예산 삭감으로 애꿎은 연구자들만 피해를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소속 장제원 과방위원장은 "R&D 예산에서 방만한 운영, 특정인 밀어주기, 기업 나눠주기, 표절, 낭비 등을 삭감하는 것 아닌가"라며 "정교하게 삭감하고 또 늘려서 건강한 R&D 예산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 홍석준 의원은 "R&D 효율성 측면에서 진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기에 더 이상의 정쟁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2017∼2022년 R&D 예산이 급격히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3대 연구성과 지표라고 할 수 있는 특허등록, 논문게재, 기술이전 성과는 오히려 하락했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은 "비효율을 효율로 가는 과정에서 예산 삭감이 이뤄지고, 삭감된 부분은 미래에 대한 투자로 가야 한다고 보는데 아직 방향 설정이 덜 됐다"며 "야당에서 제기하는 것은 소통 부분이다.

결국 과학기술계와 충분한 소통이 있고 난 다음 (삭감이) 이뤄졌으면 좋았는데 소통이 미흡했다"고 말했다.

같은 당 김병욱 의원은 "과기부가 항공·우주·천문 등 첨단산업 분야의 젊은 과학자를 육성하는 R&D 예산에 대해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국회 예산안 심사 과정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더불어민주당 윤영찬 의원은 "윤석열 정부가 세계 3대 AI(인공지능) 국가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는데 편성된 예산을 보니 걱정이 크다.

AI 산업 기본이 되는 빅데이터, 클라우드, 반도체 예산들이 다 줄었다"며 "예산 자체가 줄어든 것은 적신호가 울렸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장경태 의원은 "과기부 장관은 과학자를 카르텔 취급하며 다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가"라며 "연구비를 부당하게 사용하고 문제가 될 소지가 있는 것을 삭감해야지 애꿎은 연구원, 대학원생까지 대상으로 하는가"라고 비판했다.

민주당 정필모 의원은 "과학기술 분야조차 정치적 논란의 한복판에 있다는 것이 안타깝다"며 "여기 있는 장관 등 고위 관료가 소신껏 'NO'(노)라고 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같은 당 이정문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등 5개 대학 천문·우주·항공 유관 학과 학생회장단의 R&D 삭감에 대한 입장을 대신 읽었다.

이 의원은 "정부가 학우들의 목소리에 응답해 삭감의 이유와 판단 근거를 명확히 제시하고 소통하며 재검토해야 한다"라고 학생들의 입장을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