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심서 무죄 선고…법원 "범죄자 아닌 자랑스러운 국민"
탁성호 납북어부, 50년 만에 간첩 누명 벗어
50년 전 간첩 혐의로 처벌받은 탁성호 납북어부들이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재판장 허정훈)는 26일 탁성호 선원 5명의 '반공법 위반' 등 혐의에 대한 재심 선고 공판에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당시 수사기관의 보고서와 압수물인 선박 등의 증거만으로는 피고인들의 반공법 위반과 수산업법 위반의 공소사실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도 없다"고 판시했다.

이어 "재판부의 과거 판결에 대해 진심으로 죄송하다"며 "탁성호 선원들은 불가항력으로 납북됐음이 명백하고, 선원들은 범죄자가 아니라 오히려 자랑스러운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밝혔다.

검찰도 앞서 이들에게 불법 수사가 이뤄졌음을 인정하고 무죄를 구형했었다.

탁성호 어부 5명은 1971년 동해에서 조업하다가 북한 경비정에 의해 납치됐다.

이듬해 북한으로부터 풀려나 고향 전남 여수에 돌아왔지만, 북한에서 간첩 지령을 받은 뒤 의도적으로 풀려나 국가보안법 등을 위반했다며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유죄가 인정돼 징역 1년·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었다.

이후 "불법 구금상태에서 조사받았고 가혹행위를 당했다"며 재심을 신청했고 올해 6월 재심이 결정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