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내외 경제 불확실성과 고금리 기조로 내년 금융산업이 소폭 성장에 그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로 저축은행과 캐피털 등 비은행권의 부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됐다.

"금융업, 내년 소폭 성장…부채·부동산 PF는 부담"
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25일 발간한 ‘2024년 금융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금융산업은 코로나19 이후 급증한 부채와 이연된 부동산 PF 부실을 유의해야 한다”고 했다. 2020년 100조원을 밑돌던 금융권의 부동산 PF대출 잔액은 올해 6월엔 133조원을 넘어섰다.

연구소는 내년 은행업 대출 증가율이 3.4%로 올해(3.5%)에 이어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추정했다. 대출 증가에도 핵심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하락하고 대손비용도 늘어나면서 순이익 증가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보험업은 새 회계기준(IFRS17)이 적용됨에 따라 보장성 보험 위주로 성장하겠지만 수익성은 정체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여신전문업은 여전채 조달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수익성 개선이 어렵다고 진단했다. 신용카드업도 명목소비 둔화로 결제부문이 보합세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연구소는 올해 적자를 낸 저축은행업은 은행과의 예금금리 경쟁과 부동산 PF 부실 가능성 등으로 내년에도 적자 가능성이 높다고 관측했다. 캐피털업도 자동차산업 회복으로 리스·할부 사업 부문은 성장하겠지만 조달비용과 부동산 PF 관련 대손비용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내년 금융사들은 위험 관리를 강화하면서 사업 구조를 혁신하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굴하려는 노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했다. 류창원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고금리와 강화된 자본 규제에 더해 고령화가 고착화되는 만큼 금융산업은 이제 고비용 구조가 되고 있다”며 “인공지능(AI)을 활용해 효율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소현 기자 y2eon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