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채권 금리의 벤치마크 역할을 하는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가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연 5%를 돌파했다. 중동 전쟁 확산 우려가 지속되는 가운데 고금리 공포마저 커지면서 코스피지수는 7개월 만에 2400선이 무너졌다.

20일 코스피지수는 전일 대비 40.80포인트(-1.69%) 떨어진 2375.0에 장을 마쳤다. 장 중에는 2364.01까지 내렸다. 코스피지수가 2400선을 내준 것은 지난 3월 21일(2388.35)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코스닥지수도 전일 대비 14.79포인트(-1.89%) 하락한 769.25로 마감했다.

삼성전자(-1.01%), LG에너지솔루션(-3.54%)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대부분 약세를 보였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전체 종목(930개)의 81%인 760개 종목, 코스닥시장에서는 전체(1612개)의 80%인 1297개 종목이 하락했다. 증시 낙폭이 커지면서 미수거래 관련 반대매매는 지난 19일 5257억원으로 치솟으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고금리 공포가 증시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뉴욕 경제클럽 간담회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너무 높다”고 언급한 게 매파적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10년 만기 미 국채 금리는 한때 연 5.001%까지 올랐다. 이 금리가 연 5%를 넘어선 것은 2007년 7월 이후 16년 만이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0.54%, 홍콩 항셍지수는 0.72% 하락했다.

이날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0.037%포인트 내린 연 4.033%에 장을 마쳤다.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5.0원 내린 1352원40전에 마감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 약세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미국 국채 금리 추가 상승 등에 따라 2300선이 붕괴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형렬 교보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특별한 호재가 없어 증시 약세가 올해 말이나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아영/박의명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