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라티스, 이라크와 개발 협력…유바이오, 가나에 기술 이전
SK바이오, 아프리카·동남아·남미에 백신 플랫폼 구축 추진
개도국 두드리는 백신업계…인프라 구축·현지용 백신 개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이 개발도상국들에 백신 공정과 인력 등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협력하고 있다.

19일 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바이오 기업 큐라티스는 이라크 종교 재단인 이맘 후세인 홀리 시라인(Imam Hussain Holy Shrine) 산하 보건의료교육청, 한국이라크우호재단과 백신 플랫폼 기술 협력 프로젝트에 대한 텀시트(주요거래조건서)를 체결했다.

큐라티스에 따르면 이번 합의서는 백신 플랫폼 기술 라이선스, 이라크 현지 백신 공장과 연구소 설립 등의 사업을 위한 250억원 규모의 첫 번째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 단계다.

큐라티스에 따르면 이라크는 석유 등을 토대로 경제가 활성화하는 가운데 의료 수요가 늘고 코로나19를 겪으며 백신에 대한 관심도 커졌다.

큐라티스 관계자는 "이번 계약에서 주목할 부분은 이라크 현지에서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풍토병 백신 개발 계약을 포함하고 있는 점"이라며 "상용화한 풍토성 예방 백신이 없어 큐라티스의 백신 개발로 질환 극복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콜레라, 장티푸스, 수막구균 등 개발도상국에서 유행하는 감염병 예방 백신의 공공 시장 가격이 사설 시장 대비 낮아 대형 제약사들의 관심이 덜한 상황을 기회로 삼는 기업도 있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지난달 유엔 산하 국제백신연구소(IVI)와 가나 백신 제조사 'DEK백신'에 경구용 콜레라 백신 현지 원액 공급과 완제 생산 기술 이전을 위한 3자 계약을 체결했다.

DEK백신은 가나의 주요 제약사 '키나파르마'(Kinapharma)가 백신 완제 시설 구축을 통한 백신 주권 확보 목적으로 2021년 설립한 회사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콜레라 백신 원액을 공급하고 DEK백신이 완제를 담당하며 국제백신연구소가 두 회사의 프로젝트를 위해 완제 공정 확대 지원, 백신 제조 역량 강화를 위한 지식과 기술 이전 교육 등을 맡는다고 전했다.

유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2010년 초 국내에 본부를 두고 있는 국제백신연구소가 국내에서 콜레라 백신을 생산할 업체를 찾았으나 마땅한 업체를 찾지 못한 상황에서 백신 공급과 위탁생산(CMO) 사업을 목적으로 당사가 설립됐다"며 "틈새시장을 노려 공공 백신을 납품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개발 중인 수막구균·장티푸스 백신 역시 향후 국제기구 등을 통해 공공 백신으로 납품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 인프라가 미흡한 국가에 연구개발(R&D) 생산 기반을 이식하기 위한 '글로컬라이제이션'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백신 연구·개발·생산 역량을 해외 정부와 파트너사에 이전해 각 지역의 요구 사항에 맞는 생산 인프라를 구축하기 위한 SK바이오의 신사업 전략이다.

현재 중동, 아프리카, 동남아, 라틴아메리카 등의 국가에서 논의를 진행 중이라고 SK 측은 전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관계자는 "다음 팬데믹에 대비하기 위해 다양한 백신 플랫폼을 구축하기 위한 것"이라며 "플랫폼을 활용해 해당 국가들에서 백신을 신속하게 생산해서 공급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