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고통에 공감하기…'고통 구경하는 사회'
[신간] 녹차가 시래기 삶은 물?…'글로벌 푸드 한국사'
▲ 글로벌 푸드 한국사 = 주영하 지음.
한국 고유의 음식은 아니다.

외국에서 전래했지만, 이제는 우리가 자연스럽게 먹고 마셔서 우리 문화의 일부가 된 음식들이 있다.

위스키, 아이스크림, 초콜릿, 피자, 카레, 우유, 빵, 차, 향신료 같은 것들이다.

한국인의 입맛을 변화시킨 글로벌 푸드는 언제, 어떻게 한반도에 들어왔을까.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 민속학 담당 교수인 저자가 아홉 가지 글로벌 푸드가 한국화되어가는 과정을 풍부한 문헌 자료를 곁들여 소개한다.

책에 따르면 위스키는 1930년대 경성의 모던 보이들이 즐기던 술이었다.

위스키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을 맺으면서 한반도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아이스크림이 들어온 건 일제 강점기였으나 본격적으로 사고 팔린 건 한국 전쟁 이후였다.

그 주인공은 '아이스케키'. 노란 색소를 탄 설탕물에 팥을 넣어 나무꼬챙이를 꽂아 얼린 얼음덩어리였다.

운동회가 열리는 학교 앞이나 도시 극장 앞에서 아이스케키를 많이 팔았으나 위생이 문제였다.

아이스케키는 불량식품으로 지정됐었다.

책에는 이 밖에도 19세기 말 일본에서 전해진 빵, 학교에서 어린이들이 매일 마셔야 했던 우유, 혼분식장려운동의 일환으로 먹었던 카레 우동, '시래기 삶은 물'이라며 외면당했던 녹차 등 다양한 글로벌 푸드 이야깃거리가 담겼다.

휴머니스트. 368쪽.
[신간] 녹차가 시래기 삶은 물?…'글로벌 푸드 한국사'
▲ 고통 구경하는 사회 = 김인정 지음.
수습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 찾아가 부검 과정을 보는 경우가 있다.

그때가 일종의 갈림길이 된다.

남느냐, 떠나느냐.
저자는 인턴 기자를 하면서 부검 과정을 봤다고 한다.

눈으로 죄를 짓는 기분, 그리고 슬픈 기분을 느꼈다고 한다.

그는 고통을 많이 볼수록 인간이라는 종을 잘 이해할 거라 기대하며 호기롭게 기자 세계에 뛰어들었다.

사회부. 미담을 다루기도 하지만 대체로 "고통의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하이에나 무리에 속해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부서에서 약 10년간 사건과 재난 사고를 취재했다.

저자는 꽁무니를 쫓고, 진상을 파헤치고, 추적하는 일이 타인의 고통과 자주 뒤얽힌다는 사실에 괴로워했다.

그러다가도 낙종하고 나면 정신이 번쩍 들었다.

그 사이를 왔다 갔다 하면서 그는 여전히 펜을 잡고 있다.

광주 MBC를 거쳐 미국에서 프리랜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저자가 세월호, 이태원 참사 등 대형 참사 취재 현장과 SNS로 대표되는 미디어 업계의 변화 등 다양한 언론 현장 이야기를 전한다.

웨일북. 276쪽.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