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대통령이 직접 고발…'페소화는 분뇨' 밀레이 발언 문제 삼아
아르헨 유력 대선후보 검찰수사 눈앞…"국가시스템 위협"
아르헨티나 검찰이 자국 통화 가치폭락에 영향을 미친 의혹을 받는 유력 대선후보에 대한 수사 절차에 돌입했다.

13일(현지시간) 텔람통신과 일간지 라나시온 등에 따르면 프랑코 피카르디 연방검찰청 검사는 이날 연방법원 마리아 세르비니 판사에게 자유전진당 대선 후보 하비에르 밀레이에 대한 수사 개시를 청구했다.

아르헨티나에서는 특정 공무와 관련한 고발 사건 등의 경우 검찰이 법원 결정을 통해 수사 개시 권한을 부여받는다.

이웃 나라인 브라질과 비슷하다.

피카르디 검사는 관련 서면에서 수사 대상을 밀레이(대통령 후보), 라미로 마라(부에노스아이레스 시장 후보), 아구스틴 로모(부에노스아이레스 시의원 후보)로 적시했다고 텔람통신은 전했다.

검찰의 수사 개시 청구는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현 아르헨티나 대통령의 고발에서 비롯됐다.

앞서 페르난데스 정부는 "밀레이를 비롯한 자유전진당 후보들이 국가의 민주주의 통치 시스템을 위협하며, 제도상 비정상적인 심각성을 초래했다"는 취지의 고발장을 검찰에 제출했다.

이는 밀레이 후보가 아르헨티나 페소화를 '분뇨'와 '배설물'에 비유하며 미국 달러를 보유할 것을 장려하는 듯한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대선후보가 조장한 공포심 때문에 비공식 외환 시장에서의 페소화 가치가 하루 새 달러당 870페소에서 1천10페소로 움직일 정도로 폭락했다고 보고 있다.

마라와 로모의 경우에도 소셜미디어를 통해 "페소로 저축하지 말 것"이라거나 "페소화는 당신의 급여를 모두 녹여버리고 말 것"이라는 취지의 글을 올렸다고 검찰은 밝혔다.

한편 아르헨티나 경제 장관이자 집권당 대선후보인 세르히오 마사는 대통령의 고발 결정에 대해 전혀 알지 못했다는 입장을 전했다고 라나시온은 보도했다.

오는 22일 치러지는 아르헨티나 대선에서는 한 후보가 45% 이상 득표하거나, 혹은 40% 이상 득표하고 2위에 10%포인트 앞서면 바로 당선이 확정된다.

그렇지 않을 경우 11월 19일에 1, 2위 후보가 결선 투표를 치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