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쟁 외 핀란드-에스토니아 해저 가스관 파손도 영향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간 무력 충돌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의한 공급부족 우려가 확산하면서 유럽의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유럽의 벤치마크 천연가스 가격은 지난 주말 이후 20% 이상 올랐다.

지난 10일 핀란드와 에스토니아를 연결하는 해저 가스관이 손상되었다고 핀란드 정부가 밝힌 것이 가스 가격 급등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가스관은 누군가가 고의로 파손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앞서 9일에는 이스라엘 정부가 자국 해안의 대형 가스 생산시설인 타마르 가스전의 가동중단을 셰브론에 명령했다.

타마르 가스전은 미국 에너지 대기업 셰브론이 운영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집트를 통해 유럽으로 가스를 간접 수출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의 가스 저장 시설은 용량이 거의 찬 상태여서 당장 가스 부족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은 크지 않다.

러시아가 유럽과 연결하는 파이프라인을 닫은 뒤에도 천연가스 가격은 1년 전보다 훨씬 저렴한 상태다.

하지만 최근의 가스관 파손과 같은 사건은 러시아 가스 공급이 거의 끊긴 유럽이 여전히 수입 에너지에 많이 의존하고 있으며, 평년보다 추운 겨울이나 기타 예상치 못한 문제가 생길 경우 가스 가격이 치솟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핀란드 가스공급사인 가스그리드는 지난 8일 가스누출을 감지한 후 발틱커넥터로 알려진 이 수송라인을 폐쇄했다.

핀란드 정부는 누출이 "정상적인 전송 과정에서 생긴 것이 아니다"라고 밝혀 누군가가 특정 목적을 갖고 훼손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가스관 수리에는 수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이외에 핀란드와 에스토니아 간 통신 링크의 손상도 감지됐다.

유럽 천연가스, 이·팔 전쟁 속 공급부족 우려…가격 20% 급등
이번 가스관 손상은 1년 전 러시아와 독일을 연결하는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파괴를 떠올리게 한다.

뉴욕타임스는 지난 3월 미국 관리들의 발언을 인용, 정보에 따르면 친우크라이나 단체가 노르트스트림 공격의 배후에 있다고 보도했다.

핀란드는 최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했으며, 핀란드 해역의 천연가스 관 같은 중요 인프라에 대한 고의적인 파손은 동맹의 관심사가 된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11일 회견에서 "나토의 중요 인프라에 대한 고의적인 행위로 입증된다면 나토의 단합되고 단호한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